
[더팩트ㅣ광양=유홍철 기자] 전남 광양에 위치한 한국창의예술고 졸업생들은 "학교장의 학교 현실에 맞지않는 교육신념을 밀어부치는 바람에 빚어진 학내 갈등과 혼란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고 "후배들이 더 이상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교장이 실험무대에서 내려오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창의예술고 1기 졸업생 17명을 비롯한 재학생 22명, 전학 또는 자퇴생 12명 등 모두 51명이 기자회견문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졸업생 대표단은 9일 광양시 열린홍보방에서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사실상 교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학교장이 융합교육을 내세우면서 음악과라면 기본으로 개설해야 하는 시창청음 과목도 없이 논문을 위한 융합 과목으로 1년의 시간을 허비했다"고 말하고 "공연실습 과목을 포함해서 전공 실기시간이 겨우 5시간에 그치는 등 예술고라는 특성을 외면한 비정상적 학교 운영이었다"고 학교측을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교장이 공동체와 소통하지 않은 채 독단적인 학과개편을 밀어부치면서 불안해 하는 학생들에게 '대입만 생각하면 학교를 자퇴하고 학원에서 입시 준비하는 게 더 빠른 길일 수 있고 그런 친구도 있잖아'라고 말함으로써 학생들이 정신적 상처를 받았다"고 학교장의 언행을 비판했다.
이 같은 학교장의 발언과 일방통행식 학교운영에 실망한 학생 30여명이 2020년 3월 개교 이래 2년 6개만에 전학 또는 자퇴하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 교장과의 의견차와 학교 구성원간 갈등으로 교감이 1년 만에 바뀌고 재직 교사들도 줄지어 전출을 희망하거나 휴직을 선택하는 등 학사운영의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대학입시가 코 앞이라는 현실을 감안, 학교장의 불통 행정에 침묵해 왔고 학교 구성원간의 갈등에 애써 침묵해 왔지만 대학입시 준비 보다 더 큰 두러움과 불안, 공포 등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강조하고 "이같은 문제를 후배들이 더 이상 겪지 않도록 대학입시를 마무리한 시점에 후배들을 위해 용기를 냈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전남 동부권 최초로 공립 예술고가 개교하면서 부모님의 (과외 등) 부담을 덜고 우수한 강사 선생님들로부터 수준높은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와 1기생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입학했으나 현재 학교와 후배들이 처한 현실은 절망스럽다"며 "선배인 저희가 침묵하고 방관한 결과라는 죄책감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창의예술고는 지난 2020년 3월 개교 당시 창의음악과 2학급 40명, 창의미술과 1학급 20명 등 모두 60명을 선발하는 교육체제였으나 신홍주 교장이 융합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올해 신입생 모집의 경우 일반전형 40명, 예술특기자 전형 18명 등 학과 구분없이 선발하는 등 교육과정 개편을 단행했다.
신 교장의 그동안 학사운영을 독단적으로 운영했다는 일각의 이의제기로 갈등과 혼란을 겪어 오다가 이같은 급격한 학과개편 등이 맞물리면서 예술고 운영을 둘러싼 시시비비로 한국창의예술고가 격랑에 휩싸여인 형국이다.
forthetru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