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포항=김채은 기자] 9명의 사상자가 나온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태로 가족을 잃은 이들은 눈물을 삼키며 망연자실하고있다.
8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아파트 지하 주차장 침수 현장에서 실종자 9명 중 2명이 생환하고 7명이 숨졌다.
첫 생환자인 A씨(39)는 지하주차장 입구 근처에서 배관을 붙잡은 버티며 13시간 만에 구조됐다.
그는 "오직 가족들을 다시 보겠다는 일념으로 오랜 시간을 버텼다"고 전하며 추가 생존자에 대한 희망을 안겨줬다.
2번째로 생환자 B씨(52·여)는 사고 당일 주차장에 물이 불어나면서 차문이 열리지 않아 차에 갇히게 됐다. 어머니가 걱정돼 주차장까지 뒤따라온 아들 C군(15)은 어머니와 힘을 합쳐 차문을 열며 탈출을 도왔다. 기력이 소진된 B씨는 아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아들에게 "너라도 살아야 한다"며 아들을 먼저 내보내며 모자는 헤어졌다.
이후 B씨는 가까스로 배관 위로 몸을 얹고 구조를 기다린 결과 5일 오후 9시 41분에 구조됐고, C군(15)은 7일 오전 0시 35분쯤 아파트 1단지 주차장 뒤쪽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가장 먼저 아들을 찾았고, 숨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
또 7일 오전 0시 34분에 숨진 채 발견된 D씨(20)의 아버지는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신발이 흙탕물 범벅이 되도록 종일 아파트 단지 곳곳을 찾아다녔던 사연이 알려졌다.
D씨의 어머니는 "‘딸 같은 아들’이었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40년을 함께 하며 금슬이 좋기로 소문났던 노부부 E씨(71)와 F씨(65·여)도 차오르는 물을 피하지 못하고 숨지며, 가족과 지인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전날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 태풍 피해로 인해 숨진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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