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I 영광=이병석 기자] 전남 영광군 낙월면에 사는 80대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 푼 두 푼 모아 둔 그의 통장에서 갑자기 수백만 원이 사라졌다. 28일 제보자와 영광군에 따르면 사실은 이랬다.
평소처럼 은행에 들러 통장을 정리하던 A씨는 한꺼번에 거액이 빠져나간 믿지 못할 현실에 망연자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예기치 못한 일은 겪은 그는 혼미한 정신을 가다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남은 잔액을 마저 인출했다.
‘보이스피싱’ 등으로 세상이 흉흉한 터라 남은 돈도 모두 털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서다.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은 A씨는 통장의 인출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던 중 수도 요금 명목으로 거액이 이체 된 사실을 확인했다.
월평균 2000원~7000원 남짓 나오던 수도 요금이 9월분 몫으로 349만390원이 부과된 것이다.
A씨는 곧바로 영광군청 관련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담당 공무원은 "검침 직원의 실수로 보인다"며 확인 후에 돌려주겠다는 답변이었다.
하늘이 무너진 듯 암담했던 심경에 비해 차분한 직원의 응대는 서운한 마음까지 들게 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A씨는 9월분 진짜 수도요금 6,860원을 차감한 348만3530원을 다행히 25일 돌려받았다. 3일 만에 돈을 돌려받고 안도했을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A씨의 경우를 포함 누구든 당할수 있다는 우려에 만감이 교차한다. ‘만약 거액이 아닌 소액의 오류였을 경우 '대개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겠다'는 생각외에 혹여 '거액이더라도 동네 슈퍼가 아닌 관공서에서 이러한 실수를 하겠냐?’는 행정관서를 향한 주민들의 믿음이 불신으로 바뀐다면.
하나 더 보태자면 고령화로 섬마을 등 농촌은 대부분 노년층인데, 희미한 통장 기장 내역을 꼼꼼하게 살피기 쉽지 않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한편 영광군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면밀히 살펴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검침·부과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orthetru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