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일홍 5만 포기 만개, 꽃내음 가득…20년 전 죽은 하천의 완벽한 변신[더팩트 | 증평=전유진 기자] 충북 증평군 보강천변은 5만 포기의 백일홍과 메리골드 등으로 형형색색 꽃밭이었다.
서울에서 아이와 함께 왔다는 전성진씨(34)는 "한강보다 좋은 하천은 처음이에요. 지방하천이 이렇게 관리가 잘 돼있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주말 <더팩트>가 찾은 보강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친 주민들에게 힐링을 선물하고 있었다.
가족, 연인, 친구들은 꽃밭에서 사진을 찍으며 여름날의 멋진 추억을 만들기에 바빴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나온 아이들은 신나는 재잘거림으로 행복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곳에서 만난 김진순(58)씨는 "지나가다 백일홍을 보고 우연히 들렸는데 다른 꽃들도 많고 너무 좋다"며 "웬만한 관광지보다 좋은 것 같아요. 다음에는 손자도 데리고 와야겠다"고 말했다.
보강천 주변에는 전통그네와 씨름장, 축구장, 물놀이형 어린이놀이공간 등 운동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체육‧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또 시원하게 뻗은 미루나무 숲은 넓게 펼쳐진 하천과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

그러나 보강천이 예전부터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힐링 명소는 아니었다.
지난 2003년만 해도 말 그대로 죽은 하천이었다. 당시 보강천은 하천 인근 축사에서 발생한 악취와 하천 바닥의 더러운 진흙 때문에 수질이 좋지 못해 사람들에게 외면 받는 장소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이 나섰다. 보강천 주변의 축사 5곳을 철거하고 악취 발생의 주범격인 하천 바닥 흙을 정비했다.
이 효과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8㎎/ℓ였던 보강천은 현재 1.9㎎/ℓ로 좋음 수준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2013년에는 오염물질이 빗물과 함께 보강천으로 흘러드는 것을 줄이기 위해 120억원을 투입한 비점 오염 절감시설도 완공했다.
또 최근에는 작은 교육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완료해 계단식 쉼터와 전망대 등도 조성했다.
보강천은 증평군민의 휴식처에 벗어나 충북도민의 힐링(Healing) 장소로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thefactc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