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회, 조례안·동의안·예산안 동시 의결 ‘무효 논란’
  • 유홍철 기자
  • 입력: 2020.12.22 14:18 / 수정: 2020.12.22 14:18
순천시의회가 지난 21일 열린 제247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과 조례안 등 31건의 안건을 의결하고 28일간의 정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시의회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간을 운행하는 소형경전철(스카이큐브) 운영·관리에 필요한 조례안과 동의안, 예산안을 동시에 의결 처리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순천시의회 제공
순천시의회가 지난 21일 열린 제247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과 조례안 등 31건의 안건을 의결하고 28일간의 정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시의회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간을 운행하는 소형경전철(스카이큐브) 운영·관리에 필요한 조례안과 동의안, 예산안을 동시에 의결 처리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순천시의회 제공

조례안 발효 전 의결한 동의안, 예산안 모법 없는 ‘편법’ / 시민, 밀어붙이는 순천시, 매번 당한 시의회 싸잡아 비난[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가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간을 운행하는 소형경전철(스카이큐브) 운영·관리에 필요한 조례안과 동의안, 예산안을 동시에 처리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순천시는 소형경전철 민간위탁 조항이 포함된 ‘소형경전철 운영과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순천시의회 정례회에 회부했고 시의회는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이 조례안을 원안 의결했다.

논란의 발단은 이 조례안과 함께 소형경전철 민간위탁동의안, 민간위탁에 소요된 20억여원이 포함된 2021년도 본예산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빚어졌다. 일각에서는 법 위반 소지까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소형경전철 운영‧관리 조례안은 시의회 의결 뒤 5일 내에 집행부에 이송되고 20일 내에 공포돼야만 조례로서 발효된다. 민간위탁동의안은 이 조례가 발효되기도 전에 동시에 의회에 상정됨으로서 모법이 없는 상태에서 안건으로 성립하고 의결된 셈이다. 따라서 민간위탁동의안은 원칙적으로 절차적으로 무효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민간위탁동의안이 성립된 후에 예산안이 상정되고 의결해야만 함에도 동의안과 예산안이 동시에 의결된 점도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민간위탁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예산안도 원천적으로 부결돼야 한다는 점에서 동일 회기에 또는 같은 날에 동의안과 예산안을 동시에 상정되고 의결한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다는 것.

순천시의회 관련 상임위인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절차상 하자를 들어 반발하기도 했으나 집행부가 안건의 시급성을 들어 설득에 나서고 평소 집행부에 기울어진 의원들이 적지않아 조례안과 동의안이 무사히 통과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순천시의회 한 관계자는 "이번 정례회에 앞서 집행부가 동의안과 예산안을 동시에 의안으로 올리는 것을 금지해 달라는 권고안을 몇 차례 집행부에 송부했으나 집행부가 의회를 이런저런 이유로 압박하고 무시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광명시의회의 경우도 최근 ‘조례안과 관련된 예산안을 동시 제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안’을 상정하는 등의 소동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광명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집행부가 조례안과 예산안을 동시에 제출하면서 의원들을 겁박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집행부와 마찰을 빚었다는 것이다.

행정자치부 2019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기준에서도 "법령과 조례가 정하는 범위 안에서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경비를 산정 할 것"이라는 예산편성의 일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조례가 발효된 후에 합리적인 예산안을 편성하고 의회의 심의를 받으라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순천시 한 관계자는 "순천시와 포스코간의 스카이큐브 운영과 관련한 분쟁 중재에 나선 대한상사중재원이 지난 6월 중순 순천시가 10개월 이내에 인수해서 운영하도록 중재를 함으로 그동안 시민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치느라 조례안 성안이 늦어져 시기상 긴급한 사정 때문에 조례안과 동의안, 예산안을 동시에 제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민단체 출신 한 시민은 "모순임을 알면서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펴는 순천시나 매번 당하고 견제기능을 상실한 시의회나 매 한가지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순천시내 한 변호사는 "조례안이 발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의안과 예산안을 상정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법 위반 소지까지 안고 있다"고 말하고 "‘일각에서 국회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정당화 하는 것은 법을 만드는 자가 법을 위반하는 것을 일상화 하는 나쁜 태도"라고 꼬집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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