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들 장기기증 결정…경찰, 안전 관련 과실여부 수사 중[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부산 해운대의 한 특급호텔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 중 추락 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30대 작업자가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3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눈을 감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뇌사상태로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손현승(39)씨가 심장, 신장(우‧좌)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13일 밝혔다. 손씨는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구 한 특급호텔 4층 연회장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을 하다가 리프트에서 6m 아래로 떨어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손씨의 형이자 흉부외과 의사인 손봉수(41)씨는 "기증을 통해 동생의 일부분이라도 어딘가에 살아있는 것이 차라리 위로가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의사지만 동생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밝혔다.
손봉수씨는 동생의 사고와 관련, 호텔 측의 안전관리 미흡으로 보고 진정어린 사과와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사고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봤다. 호텔 측이 연회장에 테이블을 먼저 설치한 탓에 리프트 바닥에 안전 지지대를 설치할 공간조차 없었다"고 강조했다.
호텔 측은 현수막 설치 위치가 당일 변경되면서 유압사다리를 빌려줬고, 현장 작업자들이 안전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호텔과 현수막 설치업체 측의 과실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손봉수씨는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제 동생이 호텔에서 대형 현수막 설치 작업 중 추락해 현재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13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이 청원은 8689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글이 30일 이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청와대는 해당 청원글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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