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롯데 임원 인사 초읽기…'제2의 선우영' 나올까
  • 이성락 기자
  • 입력: 2019.12.11 11:08 / 수정: 2019.12.11 13:03
롯데그룹이 2020년 임원 인사를 통해 여성 리더 확대 기조를 이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롯데그룹이 2020년 임원 인사를 통해 여성 리더 확대 기조를 이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여성 리더 배출 힘 쏟는 롯데그룹…올해 인사에선 얼마나[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다가오고 있다. 유통 부문에 대한 고강도 인적 쇄신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그룹 내 '여성 파워'가 두드러지게 나타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다음 주 2020년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사 결과와 관련한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면서 관전 포인트로 '유통 사업의 변화'가 떠오르는 모양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는 '여성 리더의 약진'이 꼽힌다. 롯데그룹이 사상 처음 여성 CEO(선우영 롯데롭스 대표)를 배출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여성 리더 확대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롯데그룹은 지난 4월 지속적인 교육과 네트워킹 지원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여성 간부 비중을 현재 14%에서 2배 수준인 30%까지 늘리고, 같은 기간 여성 임원도 36명에서 6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2호 여성 CEO 배출이 이뤄질 것이란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여성 리더 육성에 공을 들였다. '다양한 사고를 가진 인재들이 함께 일하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미래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는 신동빈 회장의 다양성 중심 경영 철학에 따른 노력이다.

2012년부터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자동 육아휴직을 도입해 여성 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여성 인력 양성'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였다. 육아휴직 후 복직을 돕는 프로그램, 육아 부담 경감을 위한 프로그램, 남성 의무 육아휴직제 등 다수 지원 정책도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롯데그룹은 부정적인 선입견 해소와 여성 직원에게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도 이어나가고 있다. 다양성 중심의 경영 철학을 공유하고 여성 간부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2012년부터 매년 '와우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 리더를 확대, 다양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여성 리더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 리더를 확대, 다양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여성 리더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이날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2019년 '와우 포럼'을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여성 인재 500여 명이 참석했다. 여성가족부 이정옥 장관, 한국여성이사협회 이복실 한국지부 회장도 여성 인재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 롯데그룹은 행사에서 여성 리더들의 경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강연을 진행하고, 여성 인재 육성에 힘쓴 계열사를 선정해 시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황각규 부회장은 "여성 인재들의 성장이 롯데의 발전에 꼭 필요하다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여성 신입사원과 간부의 비중을 늘리고, 기업 내 양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지난 14년간 그룹의 다양성 체계를 거듭 발전시켜왔다"며 "롯데그룹의 여성 인재라면 누구나 당연히 여성 CEO의 꿈을 키우는 기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대 초부터 본격 실시된 다수 여성 관련 정책으로 인해 여성 리더 양성이 현재 롯데 계열사 모두가 공유하는 기업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이를 인정받아 여성가족부의 '성별 균형 포용 성장 파트너십' 공동 추진에 관한 자율협약 1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물론 올해 인사를 통해 여성 직원들의 약진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롯데그룹의 여성 리더 확대 계획은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중이다. 그러나 유리천장의 벽을 허물기 위한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강한 데다 올해 주요 기업 임원 인사의 키워드로 신성장 관련 인력 확대와 함께 여성 리더 배출이 떠오른 만큼 롯데를 바라보는 시선에 기대감이 섞인다.

앞서 5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임원 인사를 발표한 LG는 지난해 7명에 이어 올해 전무 3명 승진, 신규 임원 선임 8명 등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나갔다. 그중에서 LG생활건강을 통해 30대 여성 임원을 깜짝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SK그룹도 역대 최대인 7명을 신규 선임했다. SK그룹은 여성 임원 확대를 통해 조직 내 다양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전체 비율로 따지면 여성 임원의 수가 5%에도 못 미치는 등 아직 부족한 수준이지만, 주요 기업의 여성 리더 확대 결정이 동력으로 작용해 향후 여성 직원의 역량과 지위를 인정하는 문화가 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장이 요구하는 전문성을 갖춘 여성 인력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를 인정하고 여성 인재 육성에도 큰 관심을 쏟는 롯데의 경우 향후 여성 리더의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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