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팔방 내조' 김종인 아내 "남편 좀 괴롭히지 마요"
  • 서민지 기자
  • 입력: 2016.07.14 08:32 / 수정: 2016.08.17 08:32
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아내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12일 오후 장충동 국립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연극 햄릿 공연 관람을 위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다./임세준 인턴기자
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아내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12일 오후 장충동 국립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연극 '햄릿' 공연 관람을 위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다./임세준 인턴기자

[더팩트 | 해오름극장=서민지 기자] 아담한 키의 아내는 멀찌감치서 인터뷰 하는 남편을 지그시 바라본다. 아내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면 남편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뒤로 물러났다가, 모든 일이 끝나면 조용히 다가가 그를 챙기는 일을 반복한다. 총선 당시 '밥상 내조'로 유명했던 김종인(76)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아내 김미경(71) 이화여대 명예교수 얘기다.

김 대표 부부는 지난 12일 오후 5시,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햄릿'을 보러 왔다. 당초 주최 측의 요청으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출입기자들과 공연을 관람키로 한 가운데 아내와 함께 동행한 김 대표의 등장은 눈길을 끌었다. 지난 총선 이후 김 교수가 공식 석상에 동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 시작 20분 전, 김 대표 부부는 도착했다. 김 대표는 로비에서 만난 기자들이 "햄릿을 어떻게 보러 왔느냐"고 묻자, "연극을 어떻게 보러왔냐는 게 무슨 질문이냐, 햄릿 한다니까 보러왔지. 가끔 보러 온다"고 특유의 '툭 내뱉는' 말투로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종인 대표와 김미경(왼쪽) 교수가 해오름극장 로비에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서민지 기자
김종인 대표와 김미경(왼쪽) 교수가 해오름극장 로비에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서민지 기자

평소 무뚝뚝한 이미지와 달리 김 대표는 아내와 곧잘 연극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김 대표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 한 발짝 떨어져 기다리던 김 교수에게 다가갔다. "김 대표와 연극을 보거나 데이트를 자주 하시냐"고 묻자, 김 교수는 "네. 자주 보러 다녔는데, 선거를 치르는 동안 특히 많이 못 다녔죠. 연극은 올해가 두 번째네요. 도통 못 왔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 때 내조도 하시고, 많이 바쁘셨을 것 같다. 진정한 내조의 여왕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더라"라고 묻자, 그는 "소설이야 소설!"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76살 고령의 나이에도 김 대표가 지난 총선 때 13일간 123번의 선거 지원유세 강행군을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김 교수의 '밥상 내조' 덕이란 게 정치권에 도는 얘기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오전에는 플레인 요구르트와 과일, 체력 보강을 위한 홍삼 엑기스, 비타민제를 챙겼고, 고깃국과 지방을 걷어낸 편육은 하루도 빠짐없이 밥상에 올리는 등 '전문가급' 식단으로 김 대표의 건강 관리에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요즘 '여름철 보양식'도 챙겨주느냐"고 물었고, 김 교수는 "요샌 집에서 식사를 안 하세요. 밖에서 주로 잡숫고 오시니까 따로 고깃국을 안 끓여도 돼요. 제가 좀 편해졌죠"라고 활짝 웃었다.

햄릿 공연 직전, 김종인 대표 부부·박지원 비대위원장·최불암 씨 부부(오른쪽부터)가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서민지 기자
햄릿 공연 직전, 김종인 대표 부부·박지원 비대위원장·최불암 씨 부부(오른쪽부터)가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서민지 기자

김 교수는 평소 김 대표와 관련된 기사와 방송을 모니터링하고, 정치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 '언론 특보'이자 '정무 특보'로도 알려져 있다. 부부와 함께 동석한 박지원 위원장은 공연 전 김 교수와 첫만남을 이야기하며 "성격 좋고, 재밌으시더라"고 귀띔했다. 박 위원장은 "김 교수가 먼저 본인을 '형수'라고 소개하면서 '형님 좀 괴롭히지 말아요~ 오늘도 괴롭혔던데요'라고 했다"며 "제가 사드에 대한 공세를 하니까 그런 모양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대표 부부는 155분 동안 나란히 앉아 연극을 즐겼다. 김 교수는 인터미션 때 김 대표와 박 위원장이 따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배려했으며, 공연이 끝난 후 리셉션엔 참석하지 않고 김 대표와 바로 극장을 떠났다.

mj7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