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D연합회 "'무한도전' 메르스 언급 징계? 본질은 풍자"
한국PD연합회가 MBC '무한도전'의 메르스 풍자 콩트에 징계 조처를 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국PD연합회는 2일 "방통심의위는 '코미디'하는 곳이 아니다"란 제목으로 방통심의위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지난달 29일 정부의 메르스 대책을 풍자했던 KBS2 '개그콘서트-민상토론' 징계건과 지난 1일 '무한도전' 징계건을 가리켜 방통심의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한국PD연합회는 "두 징계엔 공통점이 있다.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예방법에 대해 풍자 등 비판을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란 점"이라고 꼬집었다.
또 "'무한도전'에 대한 징계도 코미디다. 물론 '무한도전'은 '낙타 같은 동물 접촉을 피하라'고 이야기하면서 '중동 지역'임을 특정하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 그러나 본질은 다른 데 있다. '낙타를 어디서 봐'라며 보건당국이 공개한 '메르스 예방법'에 대해 신랄하게 풍자한 것이 본질이다. 핵심은 감염자,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는데, 계속 '낙타와 접촉 금지'를 외치는 보건의 무사안일을 비판한 것이다. 이것이 정부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고, 방통심의위는 징계로 화답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통심의위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민원제기가 들어오면 반드시 처리하게 되어있는 규정이 있고, 그 규정에 따라 가장 약한 징계를 가했다는 불가피성을 호소하고 싶을 것이다. 방통심의위의 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방통심의위는 정부 비판 프로그램에 대한 권력의 심기 불편, 그 권력을 대변하는 일부 단체의 민원 제기, 민원제기에 따른 방통심의위의 신속한 징계처리가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한다는 점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이것이 반복되면 전형적인 '청부심의' '표적심의'의 위험성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 방통심의위의 행태는 정부를 비판하는 프로그램에 징계를 가해 다시는 비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재갈을 물리는 행위이다. 비록 비법정제재이고, 경징계라곤 하지만, 제작진에게 상당한 위축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불문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무한도전'은 지난달 13일 방송된 '무한도전'의 '무한뉴스'에서는 정부의 비현실적인 메르스 예방법을 비판하는 의도로 상황극을 꾸몄다. 하지만 일부 염소 농가에서 이 방송분을 지적하며 "염소 출하가 끊겼다"고 호소해 논란이 불거졌다. 제작진은 같은 달 22일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글을 올리기도 했다.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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