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탐구! 쌍용] ③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다! '영혼의 콤비'
  • 홍지수 기자
  • 입력: 2015.02.20 08:00 / 수정: 2015.02.17 15:22

한국 축구 핵심 전력. 쌍용으로 불리는 기성용과 이청용이 한국 축구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최진석 기자
'한국 축구 핵심 전력.' '쌍용'으로 불리는 기성용과 이청용이 한국 축구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최진석 기자

'영원한 캡틴' 박지성(33)의 현역 은퇴 이후 한국 축구는 위기에 빠졌다. 이렇다 할 주축 선수 없이 내리막을 걸었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때, 새로운 희망의 빛줄기가 우리 곁에 찾아왔다. 바로 '쌍용' 기성용(26·스완지 시티)과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이 그 주인공이다. 2008년 혜성같이 등장한 한국축구의 '쌍용'은 유망주를 넘어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고, 2015 아시안컵 준우승에 힘을 보태며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2006년부터 FC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은 둘은 나란히 2009년 유럽 무대 이적했고, 2015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시 같은 무대에서 뛰게 됐다. '꿈의 무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축구의 쌍용'을 <더팩트>에서 집중탐구해 본다. <편집자 주>

◆ 첫 만남부터 유럽 동행까지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다. '쌍용'으로 불리는 기성용(26·스완지 시티)과 이청용(26·크리스털 팰리스)은 FC 서울 시절부터 손발을 맞추기 시작해 어느덧 한국 축구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돼버렸다. 주로 중원에서 활약하는 기성용과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는 이청용. 두 선수는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다. 서로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다. 그래서 두 콤비의 활약이 더 조화된다.

'쌍용'은 FC 서울 소속이던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기성용은 리그 16경기, 이청용은 15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이듬해 기성용과 이청용은 각각 리그 21경기, 22경기에 나서며 소속팀의 주축 선수로 뛰었다. 두 '영혼의 콤비'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3년 동안 FC 서울에서 활약하며 팀을 이끌었고 2009시즌이 끝난 뒤 '쌍용'은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2009년에 각각 스코틀랜드(셀틱)와 잉글랜드(볼턴) 무대를 밟았다. 2006년 FC 서울에서 처음 만난 '쌍용'은 서로 다른 팀으로 이적해 다른 무대에서 활약하게 됐으나 한국의 친선경기를 비롯해 A매치 등 국제 무대에서는 같이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대표팀에 발탁돼 처음으로 동시에 태극마크를 단 것은 2008년 9월 5일 열린 요르단과 친선 경기. 당시 경기에서 전반 5분에 터진 이청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허정무(60)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요르단에 1-0으로 승리를 챙겼다. 측면 공격수로 출장한 이청용은 골을 넣었고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한국의 중원을 견고히 했다. 이렇게 '쌍용'은 중원과 측면을 지배하는 한국 축구계의 중심이 됐다.

블루 드레곤 이청용. 이청용이 기성용과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 왔다.
'블루 드레곤' 이청용. 이청용이 기성용과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 왔다.

◆ '응답하라 2010 남아공 월드컵' - '잊지 말자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꾸준히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쌍용'은 거침없이 나아갔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은 당시 대회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기성용과 이청용이 있었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출장해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리스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나란히 출장한 기성용과 이청용은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의 2-0 승리에 이바지했다. 조별리그 B조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비록 한국이 1-4로 패했으나 이청용은 우승 후보를 상대로 골을 넣으며 한국 축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두 콤비는 조별리그 B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에 귀중한 승점 1을 안겼다. 특히, 이청용은 16강에서 만난 '강호' 우루과이와 경기에는 비록 패했으나 또 다시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다시 뭉쳤다. 하지만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때와는 달랐다.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와 같은 H조에 속한 한국은 1무 2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기성용과 이청용도 쓴잔을 들이키며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마감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다. 더 성장한 밑거름이 됐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에 나선 기성용과 이청용. 비록 이청용은 조별리그 A조 1차전 오만과 경기에서 전반 15분 만에 오른쪽 정강이뼈 부상으로 대회를 조기에 마감했지만 이청용의 '반쪽' 기성용은 한국의 중원을 이끌며 조별리그 3경기 포함해 8강전, 4강전 그리고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이바지했다.

중원의 핵심 기성용. 한국 축구계를 짊어질 기성용. 기성용의 어깨에 한국 축구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원의 핵심' 기성용. 한국 축구계를 짊어질 기성용. 기성용의 어깨에 한국 축구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다시 함께 나는 '쌍용'

기성용은 2015 AFC 호주 아시안컵을 마치고 스완지시티로 복귀해 지난 8일 2014~201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선덜랜드와 경기에 출장했다. 이날 경기에서 기성용은 멋진 헤딩골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 올려 값진 승점 1을 안겼다. 기성용은 선덜랜드전부터 리그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이청용은 볼턴 원더러스를 떠나 크리스털 팰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2년 6개월 만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 이청용은 대표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기성용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됐다. 비록 '적'으로 마주하게 됐지만 '영혼의 콤비' 이청용과 기성용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쌍용'의 이름을 날릴 수 있을까. 그리고 더욱 성장해 다음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날개를 펴고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팩트 | 홍지수 기자 knightjis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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