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인터뷰] '절친' 류윤지, "박태환 좋은 마무리 못한 것 아쉬워"
  • 박상혁 기자
  • 입력: 2014.09.27 09:00 / 수정: 2014.09.27 08:43
박태환의 절친이자 미녀 해설위원인 류윤지(오른쪽)가 26일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 인천 구월동 미디어빌리지 = 임영무 기자
박태환의 절친이자 미녀 해설위원인 류윤지(오른쪽)가 26일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 인천 구월동 미디어빌리지 =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인천 구월동 미디어빌리지 = 박상혁 기자] '(박)태환이가 마지막 날(26일)에는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들을 쏟아부었으면 좋겠다'

'마린보이' 박태환(25)이 결국 '노골드'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다. 26일 오후 열린 남자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4위에 머물렀고, 이어 열린 남자 혼계영 400m 결선에서도 3분 39초 18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통산 20번째 메달을 따내며 한국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지만 한국 수영의 간판스타였던 그이기에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은 상당히 컸다.

해설위원으로 이번 대회에서 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류윤지(28) MBC 해설위원도 이런 점을 안타까워했다. "다른 누구보다 (박)태환이 본인이 가장 속상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를 <더팩트> 취재진이 인천 구월동의 미디어빌리지에서 만났다. 인터뷰가 이뤄진 날은 26일 오후 2시로 그와 박태환의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직전이었다.

박태환과 절친-선후배 Yes!, 연인은 No!

류윤지 위원은 이번 대회를 통해 주목을 받게 된 관계자 중 한 명이다. 하얀 피부를 자랑하는 미모는 물론 '서울대 인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지혜까지 겸비한 '엄친딸'이라는 사실에 수영계의 슈퍼스타 박태환과 남다른 친분이 있는 해설위원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훈련 중이던 박태환이 수영장에서 지나가던 그를 보고 인사를 위해 물에서 벌떡 나와 몇마디 인사를 주고 받았다는 것이 화제가 됐을 정도다.

류윤지 MBC 수영 해설위원이 26일 <더팩트> 인터뷰에서 박태환 선수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인천 구월동 미디어빌리지 = 임영무 기자
류윤지 MBC 수영 해설위원이 26일 <더팩트> 인터뷰에서 박태환 선수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인천 구월동 미디어빌리지 = 임영무 기자

하지만 그를 단순히 미모의 선수 출신 해설위원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선수 시절 국가 대표를 도맡아했던 그는 여자 접영 50m(89회 전국체전·26초76)와 여자 계영 400m(2002 부산아시안게임·3분 44초 81·류윤지, 김현주, 심민지 선소은)에서 한국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어엿한 한국 수영의 '레전드'다.

그는 "(박)태환이는 어려서부터 알고 지내던 선후배 사이다. 소위 태환이가 뜨기 전에 알고 지냈고 지금도 편한 사이다. 아테네 올림픽 때 같이 대표팀으로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 태환이가 막내였다. 덩치는 크지만 아기 같은 느낌이었고, 태환이 역시 친한 사람들에게는 살갑게 잘 하는 성격이다. 또 어려서 같이 운동을 했고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어떤 심정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런 기억이 있기 때문에 편하게 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절친에 선후배는 맞지만 그 이상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또 막 해설위원에 입문한 그가 박태환을 이용해 뭔가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성 오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내가 태환이보다 완전 선배기 때문에(웃음). 기자분들도 선후배와 절친이라고 맞게 써주시더라. 딱 그 정도다. 워낙 주목을 받는 선수다 보니까 여러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류윤지 해설위원은 박태환이 최근 영법이 짧아진 것 같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 사진은 26일 열린 수영 남자 혼계영 4x100m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한 후 아쉬워하는 박태환. / 인천 박태환수영장 = 최진석 기자
류윤지 해설위원은 박태환이 최근 영법이 짧아진 것 같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 사진은 26일 열린 수영 남자 혼계영 4x100m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한 후 아쉬워하는 박태환. / 인천 박태환수영장 = 최진석 기자

제2의 박태환 빨리 나와야

박태환과 두터운 친분이 있고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을 가장 가까이서 본 그에게 '노골드'의 원인을 물었다. 사실 민감한 질문이었고 그 역시 대답하기를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인 의견인데다 확인된 사실이 아닌 추측임을 전제로 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훈련이 어떤지 몰라서 추측은 가능해도 정확한 원인을 말하기는 어렵다. 마이크 볼 코치라는 세계 최고의 코치가 있는데 내가 평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만을 놓고 보면 과거보다 영법이 좀 짧아진 것 같다. 옜날에는 물을 잘 밀었는데. 최근 후반부에서 예전처럼 빠르게 치고 나가진 않더라. 대신 단일 스피드는 빨라졌다. 예전에는 후반부가 빠르고 단일 스피드가 안 좋았다면 지금은 그 반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 그는 "몸을 보니 살도 많이 빠졌고, 부담감이 상당해 첫 경기를 못한 게 정신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만약 첫 경기 스타트를 잘 끊었으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나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한국 수영에 대한 모든 관심은 박태환에게만 쏠려 있다. '한국 수영의 박태환'이 아니라 '박태환의 한국 수영'인 셈이다. 다른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국민들의 관심이 분산됐다면 박태환 역시 부담이 덜 된 상태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을 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의 두 어깨에 너무도 무거운 짐이 얹혔던 것이 사실이고 그 무게가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때가 온 셈이 됐다.

류윤지 위원은 "태환이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이게 한국 수영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유망주와 선수들이 나와야 무거운 짐을 나눠 짊어지지 않겠는가. 제2의 박태환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고 말했다.

초보 해설위원이지만 그는 똑 부러지면서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잘 전달하는 해설로 시청자들의 높은 인기를 받았다. / 인천 박태환수영장 = 최진석 기자
초보 해설위원이지만 그는 똑 부러지면서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잘 전달하는 해설로 시청자들의 높은 인기를 받았다. / 인천 박태환수영장 = 최진석 기자


부담감 덜어놓은 마지막 경기 기대했는데

2008년에 은퇴해 현역의 감이 아직은 살아 있는 그는 매 경기 선수들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는 해설로 인기를 끌었다. 스타트 라인에 서 있을 때 느낌이라든지 물을 차고 나갈 때의 생각 등등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멘트로 시청자들에게 아는 재미를 느끼게 했다. 25일 경기를 마친 뒤 그의 눈에 들어온 박태환은 한층 부담감을 내려놓은 상태였다.

"25일 경기가 끝나고 태환이가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은 것 같았다. 인터뷰 내용이나 표정을 보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한결 가벼워 보였다. 사실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으니 결과를 아주 내지 못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금메달을 따고 안 따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 순간을 위해서 열심히 해왔던 것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게 안타까웠다. 이 대회를 위해 얼마나 많은 걸 절제하고 훈련에 매진했겠나. 운동을 안해서가 아니라 무언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본인이 지금까지 운동해온 것들을 마지막 날 모두 쏟아부었으면 좋겠다."

jump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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