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한나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 전쟁이 끝났다. 지상파 3사 중계진은 최상의 호흡을 보이며 부진을 면치 못한 채 16강 행이 좌절된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반짝 빛났다.
한층 수준 높아진 해설은 각 방송사의 명예를 드높였지만 과열된 경쟁으로 사실상 실속은 찾지 못했다.
◆ 100억 이상 적자 예상…'월드컵 장사' 공쳤다
각 방송사가 브라질 월드컵에 쏟은 시선과 정성에 비해 광고 수익은 초라했다. 치열한 홍보 경쟁을 벌였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의 부진은 치명타였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 앉았고 브라질과 12시간의 시차로 인해 본방송에 대한 관심이 줄은 것도 한 몫했다.
사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계산기는 이미 두드려진 꼴이었지만 각 방송사는 달랐다. 구체적인 수입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입한 막대한 비용은 결국 각 방송사가 떠 안아야 할 과제로 남았다.
지상파 3사는 약 760억원을 들여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중계권을 사들였다. 4(KBS):3(MBC):3(SBS)의 비용이 각각 지불됐다.
일단 대한민국의 세 경기는 광고가 모두 판매됐지만 16강 진출이 좌절된 후 추가 수입은 기대할 수 없었다. 방송사 마다 제작비와 홍보비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약 100억 이상의 적자를 볼 것으로 분석된다.
중계 외에 각 방송사는 대표 예능팀을 브라질로 보내면서 적자 폭을 더욱 키웠다. 특히 경기장 뒷이야기 등 유사한 내용을 전하는 등 특색없는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데도 실패했다.

◆ 이영표 효과에 KBS '웃고' 신선함 잃은 SBS '울고'
광고 수익 면에서는 울상이지만 그래도 KBS는 다른 것을 얻었다. 해설위원으로 영입한 이영표가 진가를 드러낸 것.
침착하면서도 전문성을 더한 수준 높은 해설은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으로 다가갔다. 특유의 꼼꼼하고 날카로운 경기 분석까지 더해지면서 '재미'와 '전문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예상치 못하게 경기 결과를 적중하면서 '갓영표' '문어영표'라는 애칭도 얻었다. 정확한 발성과 발음도 더해지면서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해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영표 효과로 KBS의 중계는 시청률 면에서도 선전했다. 길환영 사장 사퇴나 전현무 논란 등으로 하락했던 이미지도 만회했다. KBS는 프리랜서를 선언하면서 퇴사했던 방송인 전현무를 저사 규정까지 위반해가면서 영입하려다가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에 KBS 직원들은 피켓시위를 벌였고 총파업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다행히 이영표가 투입되고 월드컵 시작 전에 파업이 마무리되면서 정상 방송할 수 있었다.
그 결과 KBS는 MBC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두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

MBC는 자사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의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을 중계진으로 기용해 예능의 인기를 그대로 중계 방송으로 이끌었다. 안정환의 재치 넘치는 해설은 어록을 만들어내면서 인기를 누렸다.
반면 SBS는 중계전쟁에 끼지도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대한민국의 경기 중 한 단번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KBS와 MBC가 접전을 벌이고 있을 때 SBS는 차범근-두리 부자를 내세웠지만 익숙함 보다는 신선함 부재로 인식되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박지성을 방송위원으로 영입한 것도 과한 '박지성 울궈먹기'라는 지적만 받을 뿐이였다. 빛바랜 '월드컵 채널 SBS'의 명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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