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원 기자] 아이돌 리더라고 다 똑같은 리더는 아니다. 팀마다 확연히 다른 색깔을 유지하며 평균 5~6명이 되는 개성 강한 팀 멤버들을 통솔하려면 똑같은 방법으로는 리더로서 절대 인정받을 수 없다. 대부분 비슷한 또래인 멤버들 속에서 때에 따라 엄마처럼 혹은 카리스마 강한 왕처럼 변신하는 아이돌 리더들을 <더팩트>에서 여러 유형으로 나눠봤다. 당신의 아이돌은 어디에 속할까.

◆ '카리스마+개성, 팀을 장악한다'…'기황후' 형
MBC '기황후'의 주인공 기승냥(하지원 분)은 절대 카리스마와 여러 매력으로 고려 출신 공녀에서 원나라를 호령하는 황후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무술 음식 입담 미모 등 어느 하나 뒤떨어지는 것 없이 척척 해내며 많은 이의 사랑과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기황후' 형 리더는 누가 있을까.
빅뱅의 지드래곤은 누가 뭐래도 '기황후' 형 리더다. 탁월한 패션 감각과 개성으로 팀내 가장 튀는 '비주얼 담당'으로 자리 잡기도 했지만 멤버들을 정확하게 조율하며 리더로서도 제대로 된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다. 팀멤버 승리가 SBS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 제작발표회에서 "빅뱅은 싸운 적 없다. 대들면 지드래곤이 뭐라고 하기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다. 또한 빅뱅 대부분의 노래가 지드래곤 손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리더십을 강력하게 만들고 있다.
블락비 지코도 지드래곤과 유사한 사례다. 블락비 노래 대부분을 작사 작곡한 덕분에 팀 색깔을 빚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또한 팀이 구설에 휘말렸을 당시 대표격으로 혼자 삭발하며 마음 속 깊은 자숙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2NE1의 씨엘과 효린 등도 특유의 카리스마와 팀을 아우르는 통솔력으로 '기황후' 형 리더에 이름을 올렸다.

◆ '어마무시하게 챙겨줄게'…'별그대' 형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속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은 초능력으로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를 하나부터 열까지 지켜줬다. 이처럼 자상한 눈길과 배려 깊은 태도로 아이돌 멤버들을 챙기는 '별그대' 형 리더에는 슈퍼주니어 이특 샤이니 온유 B.A.P 방용국 엑소 수호,인피니트 성규 등이 있다.
이특은 팀에서 엄마처럼 자상한 리더십으로 멤버들을 통솔하는 편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이 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그가 발벗고 나서서 소속사에 건의한 일화는 이미 방송도 탔을 만큼 유명하다. 멤버끼리 의견을 내면 수렴해서 회사에 전달하는 중재 구실 역시 그가 맡아 처리한다고 알려졌다.
온유는 별명이 '순두부'일 정도로 섬세하고 자상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팀내 최연장자임에도 애교가 많아 멤버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구실을 한다. 또한 하얀 얼굴이나 목소리 뿐만 아니라 행동과 말투까지 부드러워 '별그대' 형 리더로서 적합한 인물이다.
이외에도 '방보살'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온화한 성격을 인증한 방용국, 유한 성격으로 누구와도 잘 지내는 성규, 온화한 미소가 매력적인 B1A4 진영 등 여러 팀의 리더가 '별그대' 유형으로 분류된다.

◆ '우린 친구 아이가!'…'친구' 형
영화 '친구'처럼 나이가 엇비슷한 멤버들과 막역하게 지내는 리더로는 신화 에릭, 비스트 윤두준, 브라운아이드걸스 제아 등을 꼽을 수 있다.
에릭은 멤버들과 친구처럼 소통하면서도 대표로서 팀을 16년간 이끌어온 베테랑 리더다. 그는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멤버들을 꾸려나가면서도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면서 서로 교감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친구처럼 우정에 죽고 못사는 사이지만 일에 관해 말할 땐 확실하게 하자는 게 에릭의 리더관. 이에 대해 민우는 '2012 신화 그랜드 투어 더 리턴' 기자간담회에서 "컴백 앨범 프로듀서로서 에릭과 가장 많이 부딪혔는데 에릭이 내게 '서운한 마음 충분히 알지만 내가 중립적인 위치라 더 차갑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며 그의 리더관을 설명하기도 했다.
제아도 개성 강한 동년배 멤버 미료와 나르샤를 친구 같은 마음으로 이끌고 있는 '친구' 형 리더다. 또한 지난 6일 주지훈 가인 커플의 비밀 데이트에도 동석해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멤버 마음을 헤아리고자 했다.
윤두준 역시 동갑내기 멤버들과 아옹다옹하면서도 팀을 6년간 이끈 리더다. 겸손한 태도로 멤버들을 대하면서도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직접 제시하는 등대 같은 인물이다.

◆ '내가 리더다, 놀랐지?'…'유주얼 서스펙트' 형
반전 결말로 유명한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평소엔 조용하지만 알고보니 힘있는 리더인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포미닛 남지현은 팀내 맏언니이자 리더로서 묵묵히 팀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현아라는 존재감 강한 멤버 뒤에서 버팀목 구실을 하며 듬직한 리더심을 발휘하고 있다. 현아의 인지도가 유독 높았던 팀 초기 활동에 비해 지금 모든 멤버가 사랑받는 '대세' 걸그룹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늘 한결같은 그의 리더십 영향도 크다.
정은지 손나은 등이 돋보이는 에이핑크의 리더는 박초롱이다. 그도 '유주얼 서스펙트' 형 리더로서 섬세한 성격과 성실한 면모로 팀을 이끌고 있다. 또한 이홍기가 보컬로 있는 FT아일랜드의 리더 최종훈과 걸스데이 소진 역시 눈에 튀는 멤버들 뒤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반전 리더 유형에 속한다.

◆ 하차, 하차, 하차…'오로라 공주' 형
MBC '오로라 공주'는 주연급 인물이 중간에 하차해 크게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이처럼 아이돌 중에서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리더 자리에서 '하차'한 몇몇이 눈에 띈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소속 계약 무효 소송을 벌이고 있는 크리스는 엑소M의 리더다. 활동 당시 듬직한 면모로 팀 멤버들을 아울렀지만 현재 소송 건으로 팀을 떠난 상태다.
같은 소속사 소녀시대의 태연은 활동 초기 고수해오던 리더를 살포시 내려놓은 사례다. 그는 지난 2009년 SBS '강심장'에서 "멤버가 9명이라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소심한 성격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멤버들에게 '리더를 없애자'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원더걸스 선예는 결혼, 출산을 겪으며 잠정적으로 '리더 휴업'에 들어갔다. 그는 "원더걸스 탈퇴도, 해체도 없다"고 일축했지만 5년간 아이티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겠다고 발표해 팀의 리더로서 활동은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2PM의 리더였던 박재범과 애프터스쿨을 졸업한 전 리더 가희는 팀에서 나와 솔로로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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