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노 기자] 전설의 주먹 여덟 번째 주인공은 파나마 '돌주먹' 로베로토 듀란(63·파나마)이다. 강력한 맷집을 바탕으로 인파이팅 복싱을 펼친 그는 1980년대 '슈가' 레이 레너드, 마빈 헤글러, 토마스 헌즈와 함께 'F4(Fabolou 4)'라 불리며 복싱 황금기를 이끌었다. 16세에 프로에 데뷔한 듀란은 무려 50세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WBA(세계권투협회) 라이트급, WBC(세계권투평의회) 웰터급, WBA 라이트미들급, WBC 미들급, NBA(전미권투협회) 슈퍼미들급 등 무려 세계 4체급을 석권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교적 작은 신장(170cm)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와 근접전을 펼치며 수많은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통산 120전 104승(69 KO) 16패의 성적을 남기고 지난 2001년 7월 故 헥토르 카마초(푸에르토리코)와 NBA 슈퍼미들급 방어전에서 판정패하고 화려했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 데뷔 후 30연승과 함께 따낸 첫 왕좌1968년 16세의 이른 나이로 프로에 데뷔한 듀란은 첫 상대였던 카를로스 멘도사를 상대로 판정으로 첫 승을 따낸다. 프로 2승을 올린 후안 곤돌라부터 10승째를 적어낸 알베르토 브랜드와 대결까지 모두 K.O로 장식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후 1972년 WBA 페더급 챔피언을 지낸 어네스토 마르셀과 전 슈퍼페더급 챔피언 히로시 고바야시를 무너뜨리며 승승장구한다. 마침내, 1972년 6월 듀란의 첫 타이틀전이 열린다. 상대는 WBA 라이트급 챔피언 켄 뷰케넌. 듀란은 뷰케넌을 맞아 특유의 근접전을 펼치며 상대를 괴롭힌다. 뷰케넌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정면 대결을 펼치며 포인트를 따면 바로 껴안는 작전이 주효했다. 결국, 13회에서 뷰케넌을 쓰러뜨리고 WBA 라이트급 왕좌에 오르게 된다.
◆ 로베르토 듀란 vs 켄 뷰케넌 ·13R TKO 승 (http://youtu.be/0RzLqn9Uqto)
◆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멈춰라!"
듀란은 1980년 6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라이벌' 슈거 레이 레너드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WBC 월터급 챔피언 벨트를 따내고 포효한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레너드와 재대결에서 여러 의혹을 남긴 채 TKO패를 당한다. 시종일관 레너드의 빠른 주먹과 어퍼컷에 고전한 듀란은 8라운드 도중 등을 돌리며 "멈춰라"라고 소리친다. 이후 옥다비오 메이란 주심에게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며 경기를 포기한다. 주심이 듀란에게 경기 의사를 재차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못한다(no more, no more)"였다.
듀란은 위경련으로 경기를 지속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을 두고 여러 가지 '설'이 있었다. 한편에선 상대를 조롱하는듯한 레너드의 경기 운영에 듀란이 짜증이 났다는 말도 있었다. 당시, 듀란의 매니저는 "듀란은 위경련으로 경기를 그만두지 않았다. 그는 (경기에서 뒤지고 있는 것을) 창피해했다. 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 듀란 vs 슈거 레이 레너드· 8R TKO 패 (http://youtu.be/x7aChC6U3Ks)
◆ 생일날 두른 WBA 라이트미들급 챔피언 벨트
1972년 WBA 라이트급 왕좌에 오른 듀란은 6년 뒤 에스테반 데 헤수스를 꺾고 WBC 라이트급마저 평정했다. 1980년에는 레너드를 제치고 WBC 웰터급 챔피언에 오르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다. 윌프레드 베니티즈와 WBC 라이트미들급 타이틀전과 커클랜드 라잉과 경기에서 연달아지며 생애 첫 2연패를 당하며 주춤한다. 위기는 '잠시'였다. 듀란은 자신의 32번째 생일에 때 제22대 라이트미들급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83년 6월 16일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에서 데비 무어를 TKO로 무찔렀다. 듀란은 8라운드 종료 1분 30여 초를 남기고 체력이 바닥난 무어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날카로운 원투 펀치과 묵직한 어퍼컷으로 상대를 괴롭힌 듀란은 챔피언 벨트를 가져왔다.
◆ 듀란 vs 데비 무어·8R TKO 승 (http://youtu.be/m7xEe09-00Y)
◆ 패배로 끝난 은퇴 무대
듀란은 자신의 마지막 프로 무대에서 아쉽게 패한다. 2001년 당시 50세의 나이에 링 위에선 듀란은 헥토르 카마초와 NBA 슈퍼미들급 타이틀전을 가진다. 지난 1996년 IBC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카마초를 만나 판정패한 경험이 있는 듀란은 설욕울 위해 경기 내내 이를 악물고 뛰었다. 자신보다 9살 어린 카마초를 맞아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정면 대결을 펼쳤다. 전성기 시절의 빠른 몸놀림은 보이지 못했지만, 특유의 승부 근성은 여전했다. 결국, 12라운드 경기가 모두 끝났고 듀란은 카마초에 판정패하며 35년 복싱 인생을 정리했다.
◆ 듀란vs 헥토르 카마초·12R 판정일치 패 (http://youtu.be/U4trOxJ1Q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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