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광석 탄생 50주년②] "그는 나보다 힘들게 산 것 같더라"(인터뷰)
  • 성지연 기자
  • 입력: 2014.01.22 08:00 / 수정: 2014.01.22 08:47

고 김광석 18주년을 기념해 <더팩트>에선 그를 추억하는 뮤지컬배우 최승열과 가수 김선동을 만나 김광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CJ E&M, JTBC 제공, 이새롬, 최진석 기자
고 김광석 18주년을 기념해 <더팩트>에선 그를 추억하는 뮤지컬배우 최승열과 가수 김선동을 만나 김광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CJ E&M, JTBC 제공, 이새롬, 최진석 기자

[성지연 기자]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 새와 작별하듯…'

코끝이 찡해지는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노래가 몇 곡 있다. 개인적인 소회지만, 첫사랑과 이별했던 겨울, 돌아오는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던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람의 아니었음을'이다.

김광석이 떠난 지 18년. 하지만 그가 남긴 주옥같은 노래들은 여전히 라디오를 통해, 드라마에서, 사람들의 입에서 조용히 흐른다. 지금도 입대를 앞둔 어떤 이는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며 눈물을 흘릴 테고 서른이 된 이는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씁쓸하게 담배 연기를 내뿜을지 모를 일이다.

우리가 사랑했던, 그리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가수 김광석의 탄생 50주기를 맞아 <더팩트>에서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김광석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김광석으로 인해 열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됐다는 뮤지컬 배우 최승열(34)과 가수 김선동(37)이 그 주인공이다.

◆ 최승열의 김광석 "나보다 힘든 삶을 산 사람"

뮤지컬배우 최승열이 16일 오후 서울 동숭동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열린 창작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뮤지컬배우 최승열이 16일 오후 서울 동숭동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열린 창작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뮤지컬배우 최승열, 그는 종합편성채널 JTBC의 '히든싱어2'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완벽에 가깝게 따라 해 화제를 모았다.

그 덕분일까. 최승열이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하는 이풍세 역으로 출연하는 창작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관객석은 언제나 만석이다. 대학로에서 이제 막 공연을 마친 그를 직접 만나봤다.

"처음 김광석의 노래를 들었을 때 기억나네요. 그때 든 느낌은 '슬픈 목소리, 우울하다'였어요. 어릴 적 우리 집이 굉장히 가난했거든요. 조용히 LP판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저 사람은 나보다 더 힘든것 같다' 싶었어요. 김광석의 목소리가 당시 제겐 굉장한 위로가 됐어요. 그 이후로 계속 김광석의 노래를 듣게 됐죠.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들었고 늘어져서 못 들을 정도가 되면 또 사서 들었죠(웃음)."

그는 김광석의 노래를 많이 들어서인지 김광석과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른 뮤지컬을 할 때는 안 그러는데 김광석 씨 노래를 부르면 그런 목소리가 나와요. 내 목소리로 김광석 씨 노래를 부르면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뮤지컬배우 최승열이 가장 좋아하는 김광석의 노래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과 그날들이었다. 슬픈 가삿말이 나이가 들 수록 마음에 와닿는 다는 이유에서 였다./이새롬 기자
뮤지컬배우 최승열이 가장 좋아하는 김광석의 노래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과 '그날들'이었다. 슬픈 가삿말이 나이가 들 수록 마음에 와닿는 다는 이유에서 였다./이새롬 기자

김광석을 기리는 뮤지컬을 하고, 김광석의 노래를 즐겨 부르고, 그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인생을 살게 됐다는 최승열. 그가 가장 사랑하는 노래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그날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 두 곡이요. 가사가 처절해서 좋아요(웃음). 어렸을 땐 몰랐죠. 나이가 들어 갈수록 느껴요. 김광석이란 가수는 대부분 아픈 사랑, 과거에 대해 노래했어요.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 떠나간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죠."

◆ 김선동의 김광석 "생명의 은인"

길거리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 김선동은 우연한 계기로 김광석의 노래를 만난 뒤 김광석 모창 가수의 삶을 살게 됐다./최진석 기자
길거리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 김선동은 우연한 계기로 김광석의 노래를 만난 뒤 '김광석 모창 가수'의 삶을 살게 됐다./최진석 기자

김광석 때문에 노래를 시작한 이가 있다면, 김광석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길거리에 바친 이도 있다. 2011년 1집 '내 속에 내 가슴속에'로 데뷔, 하지만 길거리 음악 인생은 올해로 13년째다. 가수 김선동(37)이다.

최근 <더팩트>사옥에서 만난 그는 김광석을 "생명의 은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년시절 태권도를 전공했던 김선동은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한 뒤 꿈을 잃고 자살시도까지 하는 등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그러던 와중 만난 것이 김광석의 음악이다.

"김광석 씨 목소리, 그리고 기타연주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힘이 있어요. 화려한 퍼포먼스와 웅장한 악기의 선율 없이 목소리와 통기타 하나로 감동을 주는 가수는 김광석 외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광석이 떠난지 18주년.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에 있는 김광석의 노래비 앞에 고인을 추모하는 들국화 꽃이 놓여있다./이새롬 기자
김광석이 떠난지 18주년.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에 있는 김광석의 노래비 앞에 고인을 추모하는 들국화 꽃이 놓여있다./이새롬 기자

김선동 씨는 김광석을 만난 이후 '김광석 모창 가수'란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김광석의 노래를 불렀고 그를 좋아하는 팬들까지 생겼다. 그것을 인연으로 김선동과 팬들은 매년 김광석을 추모하는 조촐한 행사를 한다고 했다.

"지난 6일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김광석 18주기 추모행사를 조촐하게 열었어요. 김광석 노래를 부르고 추모 시를 낭독하고 김광석 씨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죠. 행사를 하면 좋은 점이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의 노랠 들려줄 수 있단 것, 하나는 김광석의 노래로 과거의 저처럼 우울한 삶을 살던 혹자가 희망을 품을 수도 있단 가능성이죠."

김선동 씨는 훗날 김광석을 위한 작은 추모공원을 건립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CJ E&M 제공, 최진석 기자
김선동 씨는 훗날 김광석을 위한 작은 추모공원을 건립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CJ E&M 제공, 최진석 기자

김선동에게 '목표'에 대해 묻자 "김광석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가수로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것보다 김광석을 추억하며 사는 삶이 행복한 듯했다.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많겠죠. 하지만 김광석 씨에게 헌정하는 삶을 사는 게 제게 행복을 줘요. 김광석 같은 훌륭한 포크가수가 되고 싶어요. 작은 소망이 있다면 이렇게 노래를 부르면서 모은 돈으로 작고 예쁜 김광석 추모공원을 만들고 싶어요. 김광석 동상도 만들고 기념관도 만들고요. 먼 훗날, 그런 좋은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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