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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복싱세계권투협회(WMA)가 손정오와 가메다 고키의 경기 점수표를 공개했다. / WBA 홈페이지 캡처 |
[이현용 인턴기자] '챔피언'에 도전했던 손정오(32)의 판정패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선수생활 15년의 진수를 쏟아붓는 경기로 보는 이에게 감동을 안기며 승리를 기대케 했지만 챔피언 벨트까진 단 0.5점이 부족했다.
손정오가 19일 오후 10시 제주그랜드호텔 특설링에서 열린 프로복싱세계권투협회(WBA) 밴텀급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가메다 고키(27·일본)에게 판정 끝에 1-2(112-115, 115.5-113.5, 114-114.5)로 아쉽게 패했다. 놀라운 투혼을 보이며 끝까지 챔피언을 공격했지만 판정 기준에 울었다.
이날 손정오는 경기종료까지 이를 악물고 펀치를 뻗었지만 점수로 이어지는 공격이 적었다. WBA 규정에 따르면 심판은 '정타와 유효타, 효과적인 공격, 링주도권, 방어' 등 4가지 항목을 통해 라운드별로 경기를 평가한다. 손정오는 경기 중반 이후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공격으로 위기를 벗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유효타를 적중하기보다 제자리에서 상대를 견제하기 위해 날린 펀치가 더 많아 큰 점수를 따내지 못했다. 확실한 우위를 점한 라운드가 적었다.
손정오는 전체적으로 가메다의 노련한 경기운영을 넘지 못했다. 가메다는 4가지 기준을 정확히 알고 8차 방어전을 갖는 배테랑답게 라운드별로 점수를 쌓아가는 전략을 사용했다. 1라운드에서 3명의 심판에게 모두 9점을 받은 손정오는 심판 전원에게 10점씩 총 30점을 받은 가메다에 3점을 뒤지고 시작했다. 4라운드까지 매라운드 점수 싸움에 밀렸다.
경기 중반 대등한 모습에 이어 10라운드에서 다운을 빼앗으며 희망이 비쳐졌다. 손정오는 10라운드에서 다운을 빼앗으며 심판 전원에게 10-8을 받아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11라운드, 12라운드 가메다의 스피드를 살린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5.5점을 뒤져 끝내 석패를 당했다. 시종일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상대를 한 차례 링에 눕혔지만, 경기 막판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해 패배의 쓴 잔을 들었다.
다운까지 빼앗았지만, 전체적인 경기운영과 점수 관리에서 손정오가 뒤졌던 한판이었다. 가메다가 '챔피언 어드벤티지'를 누렸다는 의견도 있지만, 손정오가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잘 싸웠지만, 판정패 결과는 정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