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기자] 웃기지만 왠지 모를 슬픔이 서려 있는 '웃픈' 스타들의 입담에 슬픔은 없었다. 특히 가수 겸 배우 임창정(40)과 개그우먼 맹승지(28)는 독한 폭로로 웃음을 선사했다.
13일 오후 방송된 '라스'는 '웃픈 스타' 특집으로 임창정을 비롯해 뮤지컬 배우 정성화, 마술사 최현우, 개그우먼 맹승지가 출연했다. 이들은 초반부터 한목소리로 MC 규현을 '일반인 킬러'로 몰아붙이며 본격적인 입담 발휘에 앞서 예열을 마쳤다.
임창정은 "MC들의 자세를 고쳐주겠다"며 전투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가수 은퇴와 관련한 MC들의 사정 없는 공격에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가수 복귀를 위해 예전에 활동하던 소속사로 돌아간 얘기를 하면서 같은 식구인 유키스를 언급하며 멤버 동호가 팀을 탈퇴하게 된 뒷이야기를 꺼냈다.
임창정의 뒤를 이어서 방송 후반부에는 맹승지의 활약이 빛났다. 그는 과거 성형 전 사진이 공개되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웃픈 스타' 특집에 맞게 슬퍼질 뻔 했지만, 맹승지는 특유의 순진한 백치미를 발휘하며 이를 웃음으로 받아쳤다. 프로그램 중간중간 신기한 마술쇼를 보여준 최현우가 "마술보다 더 신기하다"며 놀려도 맹승지는 굴하지 않았다.

방송이 끝나갈수록 두 사람의 입담에는 불이 붙었다. 임창정은 송지효, 하지원, 엄지원 등 함께 호흡을 맞춘 여배우들과 키스신에 "감정이 없었다. 하지만 맡은 배역은 느꼈을 거다"라고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영화 '창수'에 자신의 추천으로 들어온 정성화가 뮤지컬 남우 주연상을 받고 연락이 잘 안된다"고 폭로해 정성화를 당황하게 했다.
맹승지는 더 센 내용으로 폭로전에 맞불을 놨다. 그는 "유명 개그맨과 사귀었는데 내가 찼다"며 순간적인 실수로 실명을 거론했다. 그는 오히려 "제가 찬 거라고 공표하고 싶었다"며 말해 웃음을 더했다. 제작진이 입 모양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이름을 묵음으로 처리해 공개는 막았지만, 방송 이후 인터텟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맹승지 전 남자 친구'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누리꾼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반면에 두 사람과 함께 나온 게스트들은 활약이 조금 아쉬웠다. 지금은 뮤지컬 계 최고 스타 가운데 한 명이지만, 개그맨 출신으로 '못 웃긴다'는 소리를 들은 정성화가 비트박스 개인기 외에 입담이 약했고, 최현우는 마술로는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토크는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서 이날 '라스'에서 임창정과 맹승지의 활약은 더욱 돋보였다. 이들이 웃음을 준 에피소드에는 개인적으로 슬픈 이야기도 많았다. 임창정의 가수 은퇴도 당시에는 팬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던 일이었고 맹승지의 성형 전 사진은 지우고 싶은 '흑역사'였다. 그러나 이들은 토크에서 슬픔은 쫙 빼고 이를 웃음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라스' MC들이 가장 좋아하는 거침 없는 폭로로 재미를 더하면서 다른 게스트들의 몫까지 충분히 해냈다.
임창정과 맹승지, 이들은 '웃픈 스타'가 아닌 '웃긴 스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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