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황보관~카를로스, 역대 최강 '대포알 골' 베스트 9
  • 심재희 기자
  • 입력: 2013.02.25 10:48 / 수정: 2013.02.25 10:48

대포알 골의 주인공들. 위 좌측부터 황보관, 즐라탄, 올리세. 중앙 좌측부터 라벨로, 제라드, 이하라. 아래 좌측부터 호날두, 알리에프, 카를로스. / 출처=유튜브 캡처
'대포알 골'의 주인공들. 위 좌측부터 황보관, 즐라탄, 올리세. 중앙 좌측부터 라벨로, 제라드, 이하라. 아래 좌측부터 호날두, 알리에프, 카를로스. / 출처=유튜브 캡처

[ 심재희 기자] '이보다 더 짜릿할 순 없다!'

'로마의 왕자' 프란체스코 토티가 일명 '대포알 골'을 터뜨리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토티는 지난 17일(한국시각)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세리에A 25라운드 유벤투스와 홈경기에서 골 네트가 찢어질 듯한 시원한 골을 잡아내면서 AS 로마에 승리를 안겼다. 시속 113km에 달한 토티의 대포알 골에 '명수문장' 지안루이지 부폰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토티의 대포알 골은 단숨에 화제의 검색어로 떠올랐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토티의 한방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축구에서 '대포알 골' 역시 1득점이다. 하지만 그 감동과 효과는 1골 이상이다. 팬들에게 제대로 된 짜릿한 골 맛을 제공하는 동시에 동료들에게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 바로 '대포알 골'의 숨은 힘이다. 다시 보고 또 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대포알 골'들을 추억 속에서 꺼내본다.

#1. 황보관의 '묻지마 캐넌포'(http://www.youtube.com/v/p7TT3X41D48?version=3&hl=ko_KR)
1990이탈리아월드컵에 참가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유일한 골이었다. '국내 최고의 킥력'으로 각광을 받았던 황보관은 조별예선 2차전 스페인과 대결에서 한국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대포알 골을 작렬했다. 한국이 0-1로 뒤지던 전반 42분 골문 25m 정도의 거리에서 오른발 캐넌포를 터뜨렸다. 최순호가 살짝 밀어준 볼을 달려들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당시 펠레가 극찬하기도 했던 이 대포알 골은 시속 114km로 측정되면서 월드컵에서 최고 빠른 골로 기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은 황보관의 멋진 골에도 불구하고 상대 공격수 미첼 곤살레스에게 해트트릭을 얻어맞으며 1-3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2. 즐라탄의 '시속 180km 골'(http://www.youtube.com/v/8vbcOpfYOXY?version=3&hl=ko_KR)
스웨덴 출신의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팔방미인'이다. 온 몸이 무기인 그는 프리킥 실력 또한 으뜸인데, 지난해 12월 프랑스 리그 앙 경기에서 엄청난 프리킥골을 잡아내 화제를 모았다. 파리생제르맹과 니스의 경기에 나선 즐라탄은 파리생제르맹이 0-1로 뒤지던 후반 37분 프리킥 동점골을 작렬했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니스 수비벽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대포알 골을 터뜨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터진 즐라탄의 골에 언론들은 '시속 180km 프리킥골'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 골은 역대 세 번째로 빠른 슈팅으로 기록됐지만, 실제로 시속 180km가 나왔는지는 '믿거나 말거나'다.

#3. 올리세의 '슈퍼이글스 골'(http://www.youtube.com/v/YtTnQ6ZgAdc?hl=ko_KR&version=3)
1998프랑스월드컵 D조예선 1차전. '무적함대' 스페인과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가 격돌했다. 승부는 난타전 끝에 접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스페인이 페르난도 이에로와 라울 곤살레스의 골로 리드를 잡아나갔지만, 나이지리아가 무티우 아데포주와 가르바 라왈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1분. 선데이 올리세의 발 끝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나이지리아의 스로인 공격 상황에서 스페인 수비수의 클리어링이 이어지자 뒤를 받치고 있던 올리세가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을 연결해 스페인의 골문을 갈랐다. 35m 정도의 거리에서 날아간 올리세의 강력한 슈팅에 스페인은 침몰하고 말았다. 경기 후 언론들은 올리세의 대포알 한방에 '슈퍼이글스 골'이라는 멋진 평가를 내렸다.


#4. 라벨로의 '40m 로켓포'
(http://www.youtube.com/v/ZiI3PrCwb5M?hl=ko_KR&version=3)
최근 20세 이하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 칠레와 페루의 경기에서 '40m 로켓포'가 터졌다. 경이로운 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칠레의 미드필더 브라이언 라벨로. 라벨로는 칠레가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34분 골문 40m 정도의 거리에서 프리킥을 시도했다. 힘찬 도움닫기에 이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연결해 페루의 골 네트를 그대로 갈랐다. 라벨로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로켓처럼 쭉 뻗어나가며 동점골로 연결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라벨로가 이제 18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5. 제라드의 '아름다운 대포알 골'
(http://www.youtube.com/v/Zwp2Gc_wwkQ?hl=ko_KR&version=3)
'리버풀의 상징' 스티븐 제라드는 중거리 슈팅의 지존이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중거리포를 곧잘 터뜨려 '강심장 해결사'로 통한다. 제라드의 수많은 대포알 골 가운데 가장 극적인 것은 2004~20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A조예선 올림피아코스전에서 나온 작품이다.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올림피아코스를 만난 리버풀은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후반 막바지까지 2-1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리버풀을 제라드가 구해냈다. 후반 41분 문전 정면 20m 정도의 지점에서 볼이 떨어지자 제라드는 오른발로 중거리포를 작렬하며 올림피아코스의 골문을 열었다.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걸린 볼은 빠른 속도로 우측으로 휘어지면서 결승골로 연결됐다. 당시 유럽 현지 해설진은 제라드의 골에 '뷰티풀'을 연발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6. 이하라의 '35m 빨랫줄 골'
(http://www.youtube.com/v/S6cun2JNdd8?hl=ko_KR&version=3)
1990년대 일본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던 이하라 마사미는 '일본의 홍명보'로 불렸다. 스위퍼 포지션을 소화했던 그는 홍명보처럼 놀라운 중거리 슈팅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1994년 히로시아 아시안게임 8강 한일전에서 이하라는 장기인 중거리포를 작렬했다. 일본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41분 35m 이상되는 거리에서 통렬한 오른발 빨랫줄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패색이 짙었던 일본에 희망을 안겨줬던 한방이었다. 하지만 이하라의 기쁨은 곧바로 절망으로 변했다. 3분 뒤 황선홍이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직접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하라의 '빨랫줄 골'은 일본의 패배와 함께 빛이 바래고 말았다.


#7. 호날두의 '기습 장거리포'
(http://www.youtube.com/v/NksLn_VUjlI?hl=ko_KR&version=3)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소속으로 뛰던 2009년 4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대포알 골을 잡아냈다. FC 포르투와 8강 2차전에서 나선 호날두는 전반 6분 상대 미드필드 진영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제대로 힘이 실린 슈팅은 점점 더 빨라졌고, 포르투 골문 좌측 상단에 그대로 꽂혔다. 이 한방으로 맨유는 1-0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8. 알리에프의 '40m 대포알 프리킥'
(http://www.youtube.com/v/cMEWAYznGDs?version=3&hl=ko_KR)
우크라이나 출신의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알리에프의 대포알 프리킥은 가장 강력했던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다. 2006년 UEFA 21세 이하 챔피언십 터키전에서 알리에프는 '40m 대포알 프리킥'을 성공했다. 문전 중앙 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믿기 힘든 골을 성공했다. 알리에프의 발을 떠난 볼은 묵직하게 우측으로 살짝 궤도를 틀면서 크로스바 우측 상단을 맞고 골로 연결됐다. 터키 선수들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선수들도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로 알리에프의 대포알 프리킥 골은 정말 엄청났다.


#9. 카를로스의 'UFO 프리킥 골'
(http://www.youtube.com/v/vnB_4Jtfy6A?version=3&hl=ko_KR)
축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골로 기록되는 작품이다. 브라질의 '세기의 윙백' 호베르투 카를로스는 1997년 6월 '투르누아 드 프랑스' 국제 축구대회 프랑스와 경기에서 그 유명한 'UFO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골문 약 30m 정도의 거리에서 전매특허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골을 뽑아냈다. 볼의 일직선 뒤로 한참 물러 선 카를로스는 잔걸음을 짚으며 도움닫기를 한 뒤 체중을 제대로 실어 슈팅을 날렸다. 카를로스의 왼발을 떠난 볼은 프랑스 수비벽 좌측으로 많이 빗나가 어이없이 아웃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엄청난 회전력과 함께 볼이 거짓말처럼 반대로 휘면서 프랑스의 골문을 파고 들었고, 프랑스의 좌측 골대를 강타하면서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프랑스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는 몸도 날려보지 못하고 얼음이 되고 말았다. 이 골 이후 카를로스는 '왼발 대포알 슈팅의 상징'으로 군림하면서 수많은 프리킥 골을 잡아냈다.

kkamano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