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성윤 '폭행 연루' 진실공방 "감금폭행" vs "억울하다"
  • 신원엽 기자
  • 입력: 2013.01.08 01:05 / 수정: 2016.04.05 12:41

방성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피고소인에 기재된 고소장과 상해 진단서.방성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피고소인에 기재된 고소장과 상해 진단서.

[더팩트ㅣ신원엽 기자] 농구 국가대표 출신 '빅뱅' 방성윤(31)이 폭행 사건에 휘말려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프로농구(KBL) SK 나이츠에서 활약하다 지난 2011년 6월 코트를 떠난 방성윤은 8일 현재 폭행 및 사기 혐의로 피소돼 4개월째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 혜화경찰서 강력계는 양 측의 주장이 극단적으로 엇갈려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대질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방성윤을 고소한 김 씨는 "사무실에 감금당한 채 매일 같이 골프채 등으로 40~50대를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소인 방성윤 측은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며 억울한 심경을 호소하고 있다.

고소인 김 씨는 고소장에서 '방성윤이 사업 파트너이자 또 다른 피고소인 이 모(31) 씨와 함께 자신을 2012년 4월부터 8월까지 수차례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가 한 자동차 래핑 업체를 함께 운영한 이 씨의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누명이 씌워진 뒤부터 사무실에서 무차별적으로 맞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 지갑에 아버지로부터 증여를 받기 위한 중요한 서류가 들어있었다고 주장했고, 이 씨와 함께 사업을 준비하던 방성윤은 계획에 차질을 빚자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고 김 씨는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무실에 설치돼 있던 CCTV의 하드디스크는 임대인 변경에 따라 개인 정보 유출 보호 차원에서 폐기됐으며, 김 씨는 상해 진단서와 목격자 사실 확인서, 폭행 부위가 담긴 사진 등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방성윤 역시 이 씨와 함께 반박 자료를 내고 있다.

고소인 김 씨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방성윤과 이 씨는 골프채와 아이스하키 스틱, 쇠파이프 등으로 허벅지를 매회 40~50대 정도 때렸다. 500대까지 맞아 본 것 같다. 주먹과 따귀로 얼굴을 쳐 입안이 너덜너덜해지기도 했으며, 개조한 BB탄 총으로 쏘기도 했다. 담배를 피운다고 때리는 등 터무니없는 이유로 폭행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사무실에서 (심리적인) 감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옷을 벗기고 사진과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했다. 병원도 못 가게 했다. 그들의 보복이 너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 그러나 더는 버틸 힘이 없었으며, 사업 자금 등의 이유로 돈을 이 씨 앞으로 빌려준 뒤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가족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예비군 훈련을 핑계로 지난 8월 도망쳐 나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방성윤의 주장은 김 씨의 진술 내용과 정반대다. 고소인이 추정하는 마지막 폭행 시점에 그를 때리지 않았다는 증거자료도 제출했다. <더팩트>는 지속적으로 방성윤과 접촉을 시도하며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끝내 육성을 듣지 못했다. 이번 사건 담당 경찰을 통해 간접적으로 방성윤의 주장을 들을 수 있었다. 방성윤은 경찰 조사에서 "(김 씨를) 전혀 때리지 않았다. 그의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BB탄의 경우도 (내가) 맞았으면 더 맞았다. 사무실에서 같은 남자들끼리 장난친 게 전부"라고 밝혔다. "억울해서 미칠 것 같다"며 또 다른 피고소인 이 씨와 함께 폭행 등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고소인 김 씨의 피해 내용이 적혀 있는 상해 진단서.
고소인 김 씨의 피해 내용이 적혀 있는 상해 진단서.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혜화경찰서 강력계 형사는 "고소인은 구체적인 진술을 하고 있고, 피고소인도 적극적으로 반박 자료를 내고 있다"면서 "양측 모두 신빙성 있는 자료를 내고 있다. 주장하는 내용이 조금도 겹치지 않는다. 완벽히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 방성윤을 비롯해 양측 모두 조사해봤지만, 억울해서 죽으려고 한다"며 조사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담당 경찰은 "통상 고소 사건은 양측이 제시하는 증거를 갖고 싸우게 된다. 고소인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시점과 진단서를 끊은 시점이 약 보름 정도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질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데, 고소인이 두렵다는 이유로 이를 피해버리면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다"며 대질 조사를 시사했다.

고소인 김 씨는 "방성윤과 이 씨의 얼굴만 떠올려도 폭행당할 당시가 생각나 만나기 두렵다. 대면하면 정말 미칠 것 같다"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사건 해결을 위해 대질 조사에 응할 것인가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방성윤 측은 김 씨를 일단 만나보고 싶다며 대질 조사를 할 경우 무조건 연락해 달라고 담당 경찰에게 요청한 상태다.

한국 최고의 슈터로 불려온 방성윤은 연세대 시절이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2004년에는 미국 프로농구의 하부 리그인 NBDL의 로어노크 대즐에 입단해 더 큰 꿈을 그리기도 했다. 2005~2006시즌 KBL로 돌아온 그는 정규 시즌 신인상을 곧바로 거머쥐는 등 SK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지만,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매 시즌 그의 앞길을 막으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는 평을 들었다. KBL 6시즌 동안 165경기 출전해 평균 17.4 득점, 4.2리바운드 2.5도움의 기록을 남겼고, 2011년 반복되는 부상과 재활의 고통을 떨치지 못하며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SK는 그의 복귀 가능성을 고려해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다.

wannabe2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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