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개막 특집] 유럽 축구선수권대회의 역사(下)
  • 김성범 기자
  • 입력: 2012.06.08 15:03 / 수정: 2012.06.08 15:03

유럽만의 월드컵이라고 불린다. 혹자는 월드컵보다 높은 수준의 축구 대회라고도 한다. 그만큼 유럽 축구선수권대회는 지구촌에서 월드컵과 비견될 정도로 높은 인기와 대단한 수준을 자랑하는 축구 축제다.

오는 9일부터 7월 2일(한국 시각)까지 동유럽의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유로 2012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동구권 국가의 첫 번째 공동 개최 대회라는 점과 향후 유럽 축구의 전체 판도를 엿볼 수 있는 대회라는 점에서 세계인의 관심이 뜨겁다.

이에 유럽이 개최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유로 2012를 보다 즐겁게 즐기기 위해 대회의 역사를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첫걸음이었던 1960년 대회부터 2008년까지 48년의 시간 동안 치러진 13번의 대회다.

▲ EURO 1988
우승-네덜란드
준우승-소련

개최국-서독
개최 도시-뮌헨,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겔젠키르헨, 뒤셀도르프, 하노버, 슈투트가르트, 쾰른
대회 기간-1988년 6월 10~25일
참가국-서독, 소련, 덴마크, 잉글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아일랜드, 스페인
경기 수-15경기
득점 수-34골(경기당 2.2골)
최다 득점자-5골=마르코 반 바스텐(네덜란드)

1988년 서독이 개최한 여덟 번째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는 다양한 진기록이 쏟아졌다. 먼저 조별 라운드부터 결승전까지 15경기에서 단 한 장의 레드카드도 나오지 않았다. 이 대회를 가리켜 역사상 가장 ‘깨끗했다’라는 수식어가 사용되는 이유다. 두 번째는 결승 토너먼트에서 연장전으로 돌입한 경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비록 결승 토너먼트가 세 경기밖에 되지 않긴 했지만, 대회 모든 경기가 연장전까지 갔던 5회 때를 떠올리면 이 역시 퍽 특이한 기록이다. 마지막 이색적 기록은 15차례 열린 모든 경기에서 골이 터졌다는 점이다. 경기당 득점은 2.2골(총 34골)로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으나, 일단 경기가 열리면 최소한 한 골이라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팬들은 즐거웠다.

▲ EURO 1992
우승-덴마크
준우승-독일

개최국-스웨덴
개최 도시-예테보리, 솔나, 말뫼, 노르셰핑
대회 기간-1992년 6월 10~26일
참가국-스웨덴, 프랑스, 스코틀랜드, 독립국가연합,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잉글랜드
경기 수-15경기
득점 수-32골(경기당 2.1골)
최다 득점자-3골=헨릭 라르센(덴마크), 카를하인츠 리들레(독일),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토마스 브롤린(스웨덴)

스웨덴에서 열린 1992년 대회는 이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팀의 참가로 화제를 모았던 대회다. 바로 ‘독립국가연합(CIS)’이란 이름의 팀이다. 연방 국가였던 소련이 1991년 해체되었기 때문인데, 유러피언 챔피언십 초창기의 강호로 군림했고 대회 발전에 크게 공헌한 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초청됐다. CIS 구성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몰도바·그루지아 등 12개국이었으며,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참가하지 않았다. 그루지아는 당시 CIS 회원국은 아니었지만 참가 자격을 얻었다. 여럿이 힘을 모았으나 아쉽게도 성적은 B조 꼴찌였다.

▲ EURO 1996
우승-독일
준우승-체코

개최국-잉글랜드
개최 도시-런던, 맨체스터, 리버풀, 버밍엄, 리즈, 셰필드, 뉴캐슬, 노팅엄
대회 기간-1996년 6월 8~30일
참가 국-잉글랜드,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러시아, 스코틀랜드, 스페인, 스위스, 터키
경기 수-31경기
득점 수-64골(경기당 2골)
최다 득점자-5골=앨런 시어러(잉글랜드)
MVP-마티아스 잠머(독일)

‘Football Comes Home’은 1996년 대회의 슬로건이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열 번째 유러피언 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 “축구가 집으로 왔다”라며 고무됐다. 하지만 정작 관심은 다른 곳으로 더 많이 향했다. 이 대회를 통해 지금 대회 틀이 완전히 자리 잡혔기 때문이다. 예선 참가국은 전 대회 33개국에서 약 50% 증가한 48개국으로 대폭 늘었고, 본선 출전국도 8개 나라에서 16개 나라로 확대됐다. 4개국씩 4개조로 나눠 조별 라운드를 펼친 뒤 8강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 팀을 가리는 현재의 방식도 도입됐다. 대회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는 ‘EURO’라는 명칭이 처음으로 붙여진 대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잉글랜드로서는 꽤 서운한 게 많은 대회였는데, 우승마저 라이벌 독일에 내줬다.

▲ EURO 2000
우승-프랑스
준우승-이탈리아

개최국-벨기에, 네덜란드
개최 도시-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아인트호벤, 아른험(이상 네덜란드), 브뤼셀, 브뤼헤, 리에주, 샤를루아(벨기에)
대회 기간-2000년 6월 10~7월 2일
참가국-벨기에, 네덜란드, 체코, 덴마크,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포르투갈,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터키, 유고슬라비아
경기 수-31경기
득점 수-81골(경기당 2.7골)
최다 득점자-5골=패트릭 클루이베르트(네덜란드), 사보 밀로셰비치(유고슬라비아)
MVP-지네딘 지단(프랑스)

새로운 천 년의 시작과 함께 막을 올린 유로 2000은 하나의 신기록과 하나의 진기록을 남긴 대회로 기억된다. 신기록은 대회 사상 처음으로 두 나라가 공동 개최했다는 점이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나뉘어 열렸는데, 월드컵에서도 없었던 초유의 일이었다. 다른 하나의 진기록은 ‘아트 사커’ 프랑스가 세계 축구의 헤게모니를 완벽하게 틀어쥔 대회라는 것이다. 프랑스는 2년 전인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 ‘남미 최강’ 브라질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는데, 곧이어 열린 유로 2000에서도 다시 정상에 오르며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2연패라는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 더불어 지단이란 위대한 ‘마에스트로’가 정점을 찍은 대회기도 하다.
▲ EURO 2004
우승-그리스
준우승-포르투갈

개최국-포르투갈
개최 도시-리스본, 포르투, 아베이루, 코임브라, 브라가, 레이리아, 기마랑이스, 파루, 로울레
대회 기간-2004년 6월 12~7월 4일
참가국-포르투갈,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라트비아, 네덜란드, 러시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경기 수-31경기
득점 수-77골(경기당 2.4골)
최다 득점자-5골=밀란 바로시(체코)
MVP-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그리스)

1964년 스페인이 2회 대회를 개최한 후 꼭 40년 만에 이베리아반도에서 유럽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축제가 열렸다. 개최국 포르투갈은 물론 이베리아반도의 이웃인 스페인도 대회에 참가하며 고조된 열기 속에 조별 라운드가 시작됐다. 하지만 그 열기는 이내 차갑게 식었다.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우승 후보로 불리던 강호들이 모두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전 대회 우승국인 프랑스가 그리스의 돌풍에 무너지며 8강에서 탈락한 것도 거론할 수 있는 이변이다. 대회 초반부터 불어 닥친 이변 열풍은 마지막 날까지 잦아들지 않았고, 그 이변의 최대 수혜는 ‘유럽의 변방’으로 분류됐던 그리스였다. 그들은 이변의 틈바구니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 EURO 2008
우승-스페인
준우승-독일

개최국-오스트리아, 스위스
개최 도시-빈, 인스부르크, 잘츠부르크, 클라겐푸르트(이상 오스트리아), 바젤, 베른, 취리히, 제네바(이상 스위스)
대회 기간-2008년 6월 7~29일
참가국-오스트리아, 스위스, 폴란드, 포르투갈,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체코, 독일, 크로아티아, 러시아, 스페인, 스웨덴, 루마니아, 네덜란드
경기 수-31경기
득점 수-77골(경기당 2.4골)
최다 득점자-4골=다비드 비야(스페인)
MVP-사비 에르난데스(스페인)

유로 2008은 사상 두 번째로 공동 개최됐다. 알프스를 공유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힘을 합쳐 축제를 열었다. 잉글랜드를 빼면 유럽 대부분의 축구 강국들이 대거 출전했는데, 그만큼 대회 내내 우승 트로피를 향한 경쟁이 뜨거웠다. 조별 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그룹은 ‘죽음의 조’로 명명된 C조였다. C조에는 네덜란드·이탈리아·프랑스·루마니아 등이 속했다. 이들은 모두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지닌 강팀이었다.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지 못한 나라는 프랑스였다. 그들은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등 라이벌이라 여긴 팀들에 완패당하며 초라한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프랑스가 유로 2008이 낳은 최악의 팀이었다면, 스페인은 최고의 팀이었다. 그들의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우승이란 높은 업적 쌓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시작부터 우승 후보다운 위엄을 과시했다. 조별 라운드 세 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것이다. 이탈리아와 마주친 8강에서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힘든 싸움을 해야 했지만, 이후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러시아와 독일을 제압하며 앙리 들로네를 높이 치켜들었다. 비로소 ‘무적 함대’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베스트 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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