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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유로 2012가 개막 100일을 앞뒀다 / UFEA 홈피 캡처. |
4년마다 열리는 유로 대회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강호 들만 없다뿐이지 '작은 월드컵', '제2의 월드컵'으로 불리며 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열리는 국가 대항전인 만큼 경기마다 수준 높은 기량이 펼쳐지며 국내에서도 마니아그룹이 형성될 정도로 그 관심과 열기는 매우 뜨겁다. 1955년 UEFA(유럽축구연맹)가 주관한 유로피언 네이션 컵(European Nation Cup)이 모체로 1960년 프랑스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1968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정식명칭을 유로피언 풋볼 챔피언십(European Football Championship)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대회 명칭을 유로(Euro)라고 명명했고, 유럽 대륙의 49개국 국가들이 5~6개국씩 9개조로 나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예선을 치렀다. 본선에는 16개국이 4개조로 편성돼 조별 리그를 치르고 상위 1,2위 팀이 8강 토너먼트를 갖는다.
지난 2008년 스위스·오스트리아 대회까지 총 13차례 열린 유로 대회는 통산 3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차군단' 독일(1972, 1980, 1996)이 역대 최다 우승국이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1964, 2008)과 '레블뢰 군단' 프랑스(1984, 2000)가 각각 2회씩 차지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유로 2012에서는 어느 국가가 챔피언의 영광을 맛볼 수 있을까. <더팩트>은 대회 개막 D-100을 기념해 한준희(40) KBS 축구 해설위원과 특별 대담을 가졌다. 유럽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현 시점에서 국가별 전력 탐색을 통해 조별리그를 미리 전망하기 위해서다. 한 위원의 눈으로 본 조별 전망과 대회 주요 볼거리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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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 / 이효균 기자 |
한 위원은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4년 전 유로 2008은 내게 행운을 가져다 준 대회였다"며 "이전에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팀을 예상했을 때 대부분 틀렸다.(웃음) 그런데 당시에는 스페인을 맞혔다. 아무래도 스페인이 그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우승을 예견한 사람이 드물었다. 난 스페인이 모든 것을 털어버릴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K리그 6강 또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예상한 결과가 적중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 위원은 취재진이 이번 대회 우승팀을 예상해달라고 기습 질문하자 당황해하면서도 "독일이 유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근래에 가장 완벽하다. 예선도 무패로 통과했고 평가전까지 잘 치르고 있다. 외질을 축으로 클로제와 고메즈 등 한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전 선수들의 유기적인 호흡이 절정이다. 과거에는 신체조건의 우위를 통해 역습 축구를 했다면 1~2년 사이에 세밀한 패스웍을 바탕으로 점유율 축구로 변신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1위 스페인의 우승 가능성에는 "모든게 정상적이라면 단연 우승 후보 1순위"라면서 "그러나 비야의 부상, 토레스의 장기 부진과 함께 사비까지 올 시즌 부상이 잦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피케 또한 최근 몇 년 중 잔실수가 가장 많을 정도로 좋지 않다. 실바나 요렌테 등 또 다른 자원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독일과 좌웅을 다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대회 주목해야 할 스타에는 "한 선수를 꼽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도를 따졌을 때 이탈리아의 발로텔리다. 왜냐하면 이탈리아는 득점의 70~80% 차지하는 카사노와 데 로시가 부상으로 아웃돼 자칫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모 아니면 도' 성향인 발로텔리가 '모'로 갈 경우 그야말로 대회 최우수 선수까지 거머쥘 만하다"고 말했다. 유망주 중에서는 "제2의 지단을 꿈꾸는 프랑스의 신예 마르뱅 마르탕과 개최국 우크라이나에서 '메시와 호날두'로 불리는 안드리 야르몰렌코와 예브헨 코노플리얀카"라고 말했다.
한 위원은 유로 역사상 최고의 골에 "유로 1996에서 잉글랜드의 폴 개스코인이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넣은 골이다. 당시 잉글랜드라는 축구 종가에서 주최를 했고 100여 년의 라이벌 스코틀랜드와 한판이어서 관심이 뜨거웠다. 개스코인은 왼발로 수비 한 명을 바보로 만들고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었다. 과거 브라질의 펠레가 월드컵에서 공을 살짝 띄워 골을 넣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개스코인의 골도 펠레 못지 않은 묘기 중 묘기였다"고 설명했다.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꼽는 질문에도 "마르코스 세나(비야레알)"라고 답하며 "유로 2008에서 내 예상을 들어맞게 해준 공로자이기 때문"이라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글 = 김용일 기자, 사진 = 이효균 기자>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kyi0486@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