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을 섞어 놓은 듯한 라켓 스포츠부터 태클 대신 허리에 찬 깃발을 뽑는 미식축구, 원반 하나로 골프를 즐기는 경기까지. 낯설지만 한 번 보면 빠져들고, 규칙을 알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스포츠가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뉴스포츠(New Sports)'다.
뉴스포츠는 기존 스포츠의 경기 방식과 규칙을 변형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만든 스포츠를 통칭한다. 엄격한 기술과 체력, 전문 장비가 필요한 기존 경기와 달리 비교적 배우기 쉽고 참여 문턱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승패를 겨루는 경쟁뿐 아니라 놀이와 체험, 소통에 무게를 둔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최근 뉴스포츠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달라진 생활체육 문화가 있다. 기록과 순위,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운동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활동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도 운동 효과와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종목이 피클볼이다. 피클볼은 1965년 미국에서 시작된 라켓 스포츠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탁구의 장점을 결합했다. 배드민턴 코트 크기의 경기장에서 탁구채보다 큰 패들과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공을 사용한다.
간단한 경기 방식이 특징이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받으며 상대 코트에 공을 떨어뜨리면 득점한다. 서브를 받은 팀은 공을 한 번 바닥에 튀긴 뒤 받아쳐야 하고, 서브한 팀도 상대의 리턴을 한 번 바운드한 뒤 공격할 수 있다.
이후에는 공이 바닥에 닿기 전에 쳐 넘기는 발리도 가능하다. 다만 네트 앞 2.13m 구역인 '논발리존'에서는 공중에 뜬 공을 직접 쳐서는 안 된다.
테니스보다 작은 코트에서 경기를 펼치는 만큼 넓은 공간을 뛰어다니지 않아도 되고, 공의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르지 않아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복식 경기가 중심이어서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재미도 크다.
미국 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SFIA)에 따르면 미국 내 피클볼 참가자는 2020년 420만 명에서 2025년 2430만 명으로 5년 만에 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포츠로 꼽혔다. 한때 중장년층 중심의 스포츠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10~20대 젊은 층까지 참여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플래그 풋볼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뉴스포츠다.
미식축구를 기반으로 하지만 상대를 태클하는 대신 허리에 찬 깃발을 뽑아 공격을 멈추게 하는 비접촉 스포츠다. 공을 들고 상대 진영으로 달리거나 동료에게 패스해 경기장 끝의 엔드존에 도달하면 득점한다.
선수 간 몸싸움이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빠른 공수 전환과 팀플레이가 경기의 재미를 더한다.
특히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성장세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국제미식축구연맹(IFAF)과 미국프로풋볼(NFL)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약 2000만 명이 즐기는 종목으로 소개하고 있다. 올림픽 무대를 앞두고 각국의 유소년·여성 참여와 국제대회도 확대되는 추세다.
원반을 활용한 디스크 골프도 눈길을 끈다. 골프채와 공 대신 플라잉디스크를 사용한다. 정해진 출발 지점에서 원반을 던져 바구니 모양의 목표물에 넣는 방식으로, 가장 적은 횟수로 목표 지점에 도달한 사람이 승리한다.
힘보다는 거리와 방향을 조절하는 감각, 집중력이 중요하다. 넓은 공간만 있으면 비교적 간단하게 코스를 조성할 수 있어 공원 등 야외 공간을 활용한 생활체육 종목으로도 주목받는다.
스포츠 스태킹은 여러 개의 컵을 정해진 순서에 따라 빠르게 쌓고 허무는 경기다. 3-3-3, 3-6-3 등 정해진 배열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완성하는지 겨룬다. 단순히 컵을 쌓는 놀이처럼 보이지만 손과 눈의 협응력, 집중력, 순발력을 요구한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쉽게 도전할 수 있어 학교와 생활체육 현장에서도 활용된다.
이처럼 뉴스포츠는 '잘하는 사람만의 운동'이 아니다.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거나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갖춰야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에서 벗어나 일단 참여하고 함께 움직이는 데 의미를 둔다. 장애 유무나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규칙을 조정해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경기 화성시가 뉴스포츠 대중화에 나섰다.
화성시체육회는 7일 반월체육공원에서 '2026 화성특례시 네오볼 시민리그'를 연다고 5일 밝혔다.
피클볼과 플래그 풋볼 대회를 비롯해 스포츠 스태킹, 디스크 골프 등 시민 체험 프로그램을 한데 모았다.
이 대회에는 시민과 전국 생활체육인 400여 명이 참가한다.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출전하고, 휠체어 이용자와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파라 피클볼 경기도 펼쳐진다.
화성시체육회 관계자는 "뉴스포츠는 운동을 잘하는 사람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배우고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시민리그를 통해 시민들이 다양한 종목을 접하고 일상에서도 뉴스포츠를 즐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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