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시장 "또 다른 홀대"…민주당 대구시당 "과장·왜곡, 무능 탓"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대구시와 한국전력, 지역 정치권 등이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를 위한 변전소 변압기 전용' 문제를 둘러싸고 거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추경호 대구시장이 지난 27일 산격청사에서 한국전력 대구본부장을 불러 강하게 항의하면서 공방이 촉발됐다.
추 시장이 평소와 달리 강력한 제스처를 보인 것은 지난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단의 전력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대구 등에 건설할 변전소 변압기를 전용하는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보도자료에서 '추 시장이 한국전력의 입장을 청취하고 지역의 우려와 대구시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한전 관계자에게 얼굴을 붉힐 정도로 큰 목소리로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추 시장은 정부가 호남 반도체를 위해 신달성발전소 변압기의 자재를 전용하는 방식은 또 다른 대구 홀대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한전 측에 전달했다.
또한 추 시장은 신달성변전소 준공이 당초 2024년에서 2028년 12월로 조정된데 이어 이번 변압기 전용으로 또다시 2030년으로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도 29일 성명을 내고 "이재명 정부, 대구의 미래를 볼모로 호남권 반도체 전력망 앞당기려 하나"라며 "지속적이고 노골적인 TK 홀대도 모자라 이제는 이미 계획된 전력 인프라의 핵심 자재까지 가져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전력은 29일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호남권 산단 전력 공급을 위해 타 지역 변전소 변합기 구축 시기를 이연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지역 내 수요량 등을 고려해 검토 중인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한전은 이어 "호남권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변압기는 변압기를 전용하는 방안 외에도 신규 변압기 조기 발주, 예비 변압기 활용 등 다양한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정 지역 전력 공급 지연이 없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30일 논평에서 "'빼돌린다'던 변압기, 한전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며 "추 시장은 '대구 홀대' 딱지로 무능을 감추지 마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한전은 변압기가 특정 지역에 묶인 설비가 아닌 '범용설비'라고 했다"며 "검토 대상도 대구만이 아니라 부산·거제·여수 등 5곳이었는데 '대구에 배정한 자재를 빼돌렸다'는 식으로 과장·왜곡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어 "추 시장은 지역 홀대를 멈추라면서 오히려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하는 방식으로 '대구 홀대론'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신달성변전소 준공이 2028년으로 밀린 것은 현 정부 출범 전이고 당시 달성군 국회의원은 추 시장 자신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공방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설명, 한전의 해명 등을 미뤄볼 때 정부가 계획은 있으나 실행하지 않은 사안인 것으로 보여 승자를 가리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와 한전이 변압기를 전용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맞지만 지역 반발에 '검토 중'이라는 해명으로 비판을 피하려는 것 같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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