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상대로 징계무효 소송·피해자 고소
법조계, '피해자 보호 및 격리 의무' 위반

[더팩트ㅣ인천=김재경 기자] 인천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유지상 사장 퇴임 후 공백을 메울 사장 직무대행 선임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회사 직제규정을 보면 '사장에게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본부장이 사장을 대행한다'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사장이 소속 직원 중에서 지정하는 자가 대행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유지상 사장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곧 현 공사 상임이사(본부장)인 A씨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해야 하지만 지난해 직장 내 갑질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A 본부장이 공사를 상대로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 소송이 진행 중이다.
공사의 입장에선 A 본부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할 경우 공사를 상대로 한 소송 및 피해자 고소 문제, 직장 내 갑질 가해자와 피해자의 격리 및 인사상 불이익 가능 문제 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유다.
2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에 사의를 표명한 유 사장의 사표 수리가 11월 초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유 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곧바로 회사 직제규정을 적용해 현 본부장인 A씨를 필두로 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공사 직제규정에 '사장에게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본부장이 사장을 대행한다'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직제규정대로 A본부장 체제로 전환할 경우 예상되는 법적, 절차적 문제점 제기다.
공사는 지난해 접수된 21건 중 8건(피해자 4명)을 직장 내 갑질로 인정, A 본부장에게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자신이 속해 있는 공사를 상대로 법원에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에 있으며, 같은 달 갑질 피해자들을 무고 및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무혐의 송치했으나 A 본부장의 이의 제기로 보강 수사 중이다.
피해자를 대상으로 이의신청까지 제기한 것은 보복성 고소를 감행했다는 정황 증거로 유추되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B 변호사는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임원이 갑질 피해자들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고소했으나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는 것은 역으로 가해자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압박하기 위해 허위·보복성 고소를 감행했다는 정황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본부장의 이의신청으로 검찰(공수처)의 보강 수사가 내려졌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상 전형적인 '2차 가해'이자 공기업 임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 및 '성실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B 변호사는 "이 사건은 경찰에 고소할 건이 아니라 상급 기관인 인천시 감사실이나 공사 감사실에 추가 비위 행위로 정식 조사를 요구했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B 변호사는 A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을 경우 '공공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 상의 '피해자 보호 및 격리 의무'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 변호사는 "정부 지침에 따르면 기관은 갑질 피해자와 가해자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 만약 가해 임원이 사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되면 공사의 모든 인사권, 징계권, 결재권을 갖게 되므로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격리가 불가능해지며 인사상 불이익 등 3차 가해가 발생할 위험이 명백해 진다"라며 "지침상 피해자 보호 의무가 있는 공사가 가해자를 최고 권력자인 대행으로 임명하는 것은 정부 가이드라인을 정면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 변호사는 "대부분의 지방공사 규정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공사의 이익에 현저히 반한 행위를 한 경우 임면권자(시장 또는 도지사)는 해당 임원을 직위 해제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라며 "(공소청의) 보강 수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미 중징계 전력이 있고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보복 고소를 한 인물이 대행을 맡는다면 공사의 대외적 신뢰도가 치명적으로 실추될 것"이라며 "임면권자인 인천시장이 '직위해제' 권한 행사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사 관계자는 "사장의 퇴사에 따른 본부장 대행 체제로 전환을 위해 내부 검토 후 진행하려 했으나 시의 중단 지시로 손 놓고 있는 상태"라며 "갑질에 따른 징계, 소송, 고소 등이 맞물려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만큼 시가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을 내려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더팩트>는 공사 A 본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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