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퐁피두 분관 백지화에 남구 시·구의원 반발…"행정 신뢰 훼손"

  • 손연우 기자
  • 입력: 2026.10.14 11:28 / 수정: 2026.10.14 11:28
"철회 근거·협의 경과 공개…결정 재검토해야"
"북항 전시공간으로 남구 발전 기회 대체 못해"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 남구 시·구의원들이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퐁피두 분관 건립 취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 남구 시·구의원들이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퐁피두 분관 건립 취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부산시가 남구 이기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중단하기로 하자 국민의힘 소속 남구 시·구의원들이 행정의 신뢰 훼손과 지역 발전 기회 상실을 우려하며 결정 재검토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남구 시·구의원들은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기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은 세계적인 문화예술 자산을 부산에 유치해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이기대의 자연경관과 문화예술을 결합해 남구를 새로운 문화·관광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돼 온 사업"이라며 "특히 남구 주민에게는 지역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 주요 사업으로 기대를 모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시는 이번 사업 중단의 판단 근거와 검토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그동안 지역 사회가 기대해 온 발전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이유를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 협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문화기관인 프랑스 퐁피두센터와의 협력 관계는 장기간의 노력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돼 온 것"이라며 "이러한 국제적 협력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그동안 구축해 온 협력 관계와 상호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향후 시의 국제 문화협력과 대외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행정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은 국제적 신뢰의 기본"이라며 "시는 그동안의 협의 경과와 사업 철회에 따른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기존 미술관 역량 강화와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 조성에 대해서도 "이처럼 중요한 사업을 중단하거나 변경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대체 정책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며 "이러한 계획만으로는 사업 철회에 따른 문화적 격차와 남구의 지역 경제 위축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의원들은 시에 사업 백지화 결정을 재검토하고 판단 근거와 퐁피두센터와의 협의 경과, 사업 철회에 따른 행정·재정적 영향을 공개하는 한편 남구의 문화·관광 및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와 지역 발전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시의회와 구의회 차원의 정책 검증과 대응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재수 부산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숙의 과정에서 나온 의견과 사업 여건을 종합한 결과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라 스칼라 공연도 부산오페라하우스 개막작으로 초청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 시장은 퐁피두 분관에 대해 이기대 자연환경 보존과 계약의 공공성, 장기적인 재정 부담, 지역 예술계와의 동반 성장 계획 부족을 중단 이유로 들었으며, 라 스칼라 초청공연은 기부·협찬 부족과 지역 예술인 협력 계획 미비, 공연장 준비 기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다.

전 시장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중단하는 대신 우리 시는 부산의 전시 역량을 키우는 투자에 집중하겠다"며 "오페라하우스의 운영이 안정되고 본궤도에 오르면 필요한 재원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 라 스칼라 극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 공연 초청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부산시의회 승인을 거쳐 추진해 온 퐁피두 분관 건립을 중단한 데 대해 남구 시·구의원들이 반발하고 정책 검증을 예고하면서 사업 철회 결정의 정당성과 행정의 책임을 둘러싼 시와 시의회 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newsb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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