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광주=최치봉 기자]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은 재정건전성과 국제수지 여건이 양호한데도 고환율이 이어지는 원인은 우리 경제가 '자본 수출국'으로 체질이 바뀐 데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뉴노멀'에 맞는 환율 관리 정책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먼저 한국과 미국의 10년 물 국채 금리가 9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포인트)가량 차이 나는 점에 주목했다.
안 의원은 "미국 재정적자와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이 미국 국가부채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한·미 국채 금리 격차는 한국의 양호한 재정 상태에 따른 프리미엄으로, 우리의 견조한 재정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양호한 재정 여건과 달러 약세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현상을 지적했다. 현재 달러인덱스는 100대 초반으로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다. 과거 이 수준에서 원·달러 환율은 1100~1200원대였지만 지금은 1350원대가 이어지고 있다.
안 의원은 그 원인으로 자본거래의 구조적 순유출을 꼽았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4500억 달러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로 전망된다. 그러나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와 서학개미·국민연금의 해외 증권투자로 빠져나가고 있다. 자본거래 순유출 규모는 지난해 1131억 달러에서 올해 8월 누적 1942억 달러로 71.7% 확대됐다.
안 의원은 "과거 우리가 수출로 번 외화를 국내에 쌓아두는 '수출 중심국'이었다면 이제는 벌어들인 달러를 해외 자산에 재투자하는 '자본 수출국'으로 체질이 바뀌었다"며 "국내 경제 주체의 해외 투자 수요가 환율 하단에 두터운 매수벽을 만들고 있어 과거와 같은 1100~1200원대 환율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이 같이 변화한 외환 수급 구조를 반영한 환율 관리 3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가 패시브 자금 유입에 그치지 않도록 해외 액티브 자금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은과 정부가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액티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열고, 현장의 애로를 즉시 해결할 채널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대미 전략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외환건전성을 해치지 않도록 외환보유고의 운용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외환보유고를 줄이지 않으면서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면 연 5% 수준의 수익률이 필요하다며 이를 달성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의 외환 조달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해외자산이 연간 50조 원씩 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재원을 모두 국내 외환시장에서 조달하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안 의원은 국민연금이 외화채권발행이나 차입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달러를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경상수지 흑자만으로 환율이 안정되던 시대는 지났다"며 "나가는 달러와 들어오는 달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환율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하고, 한국은행은 변화한 외환 수급 구조에 맞춰 정부와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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