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호 세종시의원 "글로벌 진로탐험대, 꼭 해야 하나"
  • 김형중 기자
  • 입력: 2026.09.29 10:52 / 수정: 2026.09.29 10:52
제109회 세종시의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
"중3 5400명 대상 교육감 임기 내 약 1000억 원 투입 예상...효과 검증해야"
유인호 세종시의회 의원이 29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09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유인호 세종시의회 의원이 29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09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글로벌 진로탐험대' 사업을 놓고 사업의 필요성과 교육적 효과를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인호 세종시의회 의원은 29일 열린 제109회 세종시의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정책인지, 한정된 교육재정을 투입할 만큼 충분히 검증된 사업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매년 중학교 3학년 약 5400명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세종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감 임기 내 교육청 부담액은 약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 의원은 "매년 수천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필요성과 효과부터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한정된 교육재정 속에서 다른 교육사업보다 우선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재정에 미칠 영향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지난 7월 진로활동지원금 등 현금성 지원 사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보통교부금 페널티를 최대 100억 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유 의원은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곧바로 감액 대상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중학교 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예산 과목과 집행 방식에 따라 보통교부금 산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교육청이 해당 사업비가 보통교부금 페널티 산정 대상에 포함되는지 교육부에 공식적으로 질의하고 그 결과를 의회와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시교육청의 기존 진로교육과 '글로벌 진로탐험대' 사업의 중복 여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이미 진로교육원을 운영하며 11개 진로체험실을 비롯해 중학교 2·3학년 진로캠프, 심화·융합 프로그램, 진로상담, 진로체험처 발굴·관리 등 다양한 진로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진로교육원은 2026년 약 36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이 가운데 약 29억 5000만 원을 진로교육 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유 의원은 "글로벌 진로탐험대와 기존 진로교육원 사업의 중복성·차별성·연계성 및 비용 대비 교육효과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진로교육원에서 관련 항목에 대해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또 세종시교육청이 중·고등학생 국제문화교류 해외 현장 체험학습과 세계시민교육, 국제교육교류센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과의 차별성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기존 진로교육과 국제문화교류로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년 약 54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별도의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왜 필요한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의 우려도 언급했다. 유 의원은 지난 6월 전교조 세종지부가 교사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2.5%가 당시 사업의 교육적 필요성에 부정적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학생 자살과 학생 도박 등 학교 현장의 새로운 위험 요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을 글로벌 진로탐험대에 투입하는 것이 다른 교육 현안보다 우선돼야 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6년 세종시교육청 본예산은 1조 1817억 원이다. 세종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는 고교 무상교육 경비 등 법정전출금과 교복·급식 등 비법정 지원을 포함해 교육청에 총 1055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유 의원은 "한정된 교육재정을 한 사업에 우선 투입하면 다른 교육 현안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의 해외 경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억 원을 반복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따져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교육정책의 판단 기준은 공약 이행률이 아니라 안전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 더 필요하고 어떤 교육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가가 돼야 한다"며 "공약은 지켜야 할 약속이지만 교육의 미래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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