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부캉이', 북항에 엿새째 체류…연휴 뒤 외해 유도 검토
  • 손연우 기자
  • 입력: 2026.09.23 17:45 / 수정: 2026.09.23 17:45
부산시 등 관계 기관, 방문객 안전관리 강화
환경단체 "해수 흐름·생물 이동 구조 조사해야"
23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손연우 기자
23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손연우 기자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부산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나타난 상어가 엿새째 머물면서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에도 상어를 보려는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시 등 관계 기관이 안전관리와 향후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2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상어는 몸길이 약 3~3.5m의 무태상어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상어가 먹잇감을 따라 수로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BPA), 부산해양경찰서, 국립수산과학원 등은 전날 오후 대책회의를 열고 오는 27일까지 상어가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가는지를 지켜보기로 했다. 연휴가 끝난 뒤에도 계속 머물 경우 외해로 유도하는 방안과 방문객 안전대책도 함께 논의했다.

외해 유도에는 소형 선박과 그물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인 작업 방식과 시기는 상어의 상태와 현장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해경은 상어가 발견된 직후 외해로 유도하는 작업을 벌였지만 무리하게 몰아낼 경우 상어를 자극할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의견에 따라 작업을 중단했다.

상어를 직접 보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북항친수공원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평소 하루 약 2000명이 찾던 공원에는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약 2만 명이 방문했으며 평일인 21일에도 8000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설공단과 BPA는 현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관람 구역 체류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여달라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관계 기관은 추석 연휴에 방문객이 더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상어에게 '부캉이' 등의 별명이 붙고 관련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항의 해양생태 환경을 살펴봐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전날 논평을 통해 "상어의 출현을 일회성 볼거리로 소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부산시는 북항의 해수 흐름과 수질, 먹이생물 분포, 해양생물 이동 구조를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단체는 "상어 한 마리의 출현만으로 북항 생태계 전체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바다에서 들어온 생물이 인공수로에 장기간 머무는 현상을 계기로 친수공간이 해양생물의 이동과 서식까지 고려해 설계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항을 비롯한 부산 지역 친수공간에 적용할 생태적 친수공간 설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계획 단계부터 해양생태 전문가가 참여해 해수 흐름과 수질, 생물의 이동·서식 환경, 빛이 수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고 시설 조성 이후에도 생태계 변화를 지속해서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부산이 해양수도를 지향한다면 바다를 개발 대상이나 도시경관의 배경으로만 바라보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사람이 바다를 이용하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해양생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친수정책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newsb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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