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산=손연우 기자] 피부처럼 늘어나는 디스플레이의 화질과 밝기를 동시에 끌어올린 초고해상도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화면을 늘리면 화소 사이가 벌어져 화질이 떨어졌던 기존 신축성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발광층 자체가 늘어나는 방식으로 넘었다.
14일 한국연구재단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최문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등과 공동으로 최대 1만 6000PPI의 해상도를 구현하는 스트레처블 QLED를 개발했다.
PPI는 가로 또는 세로 1인치 안에 들어가는 화소 수를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이 정밀하다. 연구팀이 구현한 화소 패턴의 선폭은 약 700㎚(나노미터)로, 일반적인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안팎에 해당한다.
기존 신축성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당길 때 발광 화소는 크기가 유지되고 화소 사이의 배선만 늘어나는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화면이 커질수록 화소 사이의 빈 공간도 함께 벌어져 실제 빛을 내는 면적이 줄어들고 화질과 밝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발광 소재 자체가 늘어나는 방식도 연구돼 왔지만 부드러운 소재를 미세한 화소 형태로 정밀하게 가공하기 어려웠다. 전하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밝기와 발광 효율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두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LIFT'로 이름 붙인 전사 인쇄 공정을 개발했다. 양자점 표면을 둘러싼 길고 절연성이 강한 물질을 전하가 이동하기 쉬운 짧은 리간드로 바꾸고, 음각으로 새긴 틀에 발광층을 눌렀다가 떼어내는 방식이다.
표면을 개질하면서 발광층과 틀 사이의 접착력이 높아져 필름이 늘어나거나 번지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었고, 전하가 이동하는 거리도 짧아졌다. 초미세 화소를 안정적으로 찍어내는 동시에 전류가 발광층으로 원활하게 흐르도록 만든 것이 이번 기술의 핵심이다.
이 공정을 적용한 QLED는 최대 5만 3300니트의 밝기를 기록했다. 기존 신축성 발광소자의 최대 밝기가 대부분 1만 5000니트 이하였다는 연구팀의 설명을 기준으로 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화면을 원래 길이의 1.65배까지 늘린 상태에서도 기계적 손상이나 뚜렷한 발광 성능 저하 없이 작동했다. 연구팀은 빨강·초록·파랑 발광층을 각각 미세하게 가공해 여러 색을 표현하는 QLED 배열도 구현했다.
이번 성과는 늘어나는 전자피부와 피부 부착형 의료기기, 웨어러블 기기뿐 아니라 굴곡이 큰 차량 내부와 소프트 로봇, 확장현실(XR) 기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피부나 관절처럼 움직임이 많은 표면에 밀착한 상태에서도 화면의 빈 공간이 벌어지지 않아 정보를 선명하게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이번 연구는 발광층과 화소 제조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로, 상용 발광소자와 비교하면 효율과 수명, 장시간 구동 안정성을 더 높여야 한다. 화면을 반복해서 늘리고 줄였을 때의 내구성과 대면적 생산 공정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최문기 UNIST 교수는 "고해상도 화소 구현과 발광 성능 향상이라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의 두 가지 핵심 난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며 "웨어러블 기기와 전자피부 등 차세대 소프트 전자소자의 상용화를 앞당길 기반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최 교수와 양지웅 DGIST 교수, 김대형 서울대 교수 겸 IBS 부연구단장, 김동찬 가천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유지수 UNIST 박사후연구원과 이경훈 DGIST 석박사통합과정생, 김지수 서울대 석박사통합과정생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계면 리간드 공학을 이용한 음각 인쇄형 본질적 신축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이날 온라인 게재됐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