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희 대전시의원 "예산은 썼는데, 성과는 어디에"…대전시 결산서 드러난 '집행률의 함정'
  • 선치영, 정예준 기자
  • 입력: 2026.09.11 16:57 / 수정: 2026.09.11 16:57
결산상잉여금 5575억 원·순세계잉여금 2047억 원…보조금 반납액도 73.8% 증가
김미희 대전시의회 의원(민주당·유성구1). /선치영 기자
김미희 대전시의회 의원(민주당·유성구1). /선치영 기자

[더팩트ㅣ대전=선치영·정예준 기자] 대전시가 예산을 편성하고 자치구 등에 교부한 뒤 이를 '집행'으로 처리하더라도 실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됐는지 시민에게 예산의 효과가 돌아갔는지를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대전시의 2025년 결산상잉여금이 5575억 원, 순세계잉여금이 2047억 원에 달하고 보조금 반납액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단순한 예산 집행률을 넘어 실제 집행과 사업 성과를 기준으로 결산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미희 대전시의회 의원(민주당, 유성구1)은 11일 대전시의회 제299회 제1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25년 대전시 결산상잉여금은 5575억 원으로 2024년 5440억 원보다 2.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예산 규모는 10.5% 확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별회계에서도 결산상잉여금 2630억 원 가운데 1983억 원이 다음 연도로 이월됐으며 이월액 가운데 계속비이월이 1753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결산상잉여금에서 이월액과 보조금 반납액 등을 제외한 순세계잉여금도 2047억 원에 달했다.

김미희 의원은 이날 결산심사에서 이 같은 수치를 단순한 '남은 돈'으로 볼 것이 아니라 왜 예산이 남았는지, 사업이 적기에 집행됐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예산 규모를 얼마나 늘렸느냐보다 편성한 예산이 필요한 시기에 제대로 집행됐는지를 봐야 한다"며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 사업이라면 추경을 통해 감액하거나 다른 시급한 사업에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회계상 집행률과 실제 사업 집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사례로 '대전 안심 집수리 사업'을 제시했다.

해당 사업에는 2억 원이 편성됐으며 시가 자치구에 사업비를 교부하면서 회계상 집행률은 100%로 처리됐다. 그러나 실제 자치구 집행액은 1억 4534만 원으로, 5466만 원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통해 설치된 방범창은 112곳이다. 실제 집행액을 기준으로 하면 한 곳당 약 130만 원이 투입됐지만, 당초 2억 원의 예산을 기준으로 하면 한 곳당 약 179만 원을 산정한 셈이다.

김 의원은 시가 자치구에 예산을 넘긴 것을 기준으로 사업비가 모두 집행된 것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 현장에서 얼마나 집행됐는지를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방보조사업의 경우 상급기관의 회계상 집행률만으로는 최종 수혜자인 시민에게 예산이 실제 얼마나 전달됐는지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보조금 반납액 증가도 실제 집행을 둘러싼 문제로 꼽혔다.

2025년 대전시 보조금 반납액은 57억 1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73.8%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교통·물류 분야가 약 18억 9800만 원, 환경 분야가 약 17억 4200만 원이었다.

김 의원은 보조금 반납이 사업 취소나 축소, 집행 지연 때문인지 또는 당초 수요보다 많은 국·시비를 확보했기 때문인지 사업별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보조금은 확보하는 것만이 성과가 아니라 확보한 예산을 제때 시민을 위해 쓰는 것까지 행정의 책임"이라며 다음연도 예산 편성과 사업계획에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사업의 성과를 집행액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교폭력 예방사업의 경우 교육과 홍보, 기념품 구입 등에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단순히 교육 횟수나 참여 인원을 기준으로 사업 성과를 판단하기보다 교육 이후 학생들의 인식과 행동이 실제로 변화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몇 번 교육했느냐가 아니라 그 교육으로 아이들의 행동이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학교폭력 예방사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결산은 숫자를 맞추는 절차가 아니라 다음 예산을 바로 세우기 위한 평가"라며 "예산을 얼마나 집행했느냐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민에게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를 중심으로 결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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