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농촌사업만으로는 한계…보호취락지구 도입 등 새로운 활로 찾아야"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 농촌지역이 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로 공동체 붕괴 위기에 놓인 가운데, 취락지구를 중심으로 농촌 공간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영주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영주시의회 이정석 의원(국민의힘·가선거구·순흥면·단산면·부석면·상망동)은 7일 열린 제304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쇠락해 가는 영주시 농촌지역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 성장하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집행부에 촉구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영주시 읍면지역 인구 변화는 농촌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 2011년부터 2026년까지 15년 동안 읍면지역 인구는 24.3% 감소했고, 같은 기간 고령화율은 27.6%에서 50.1%로 급등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령층 중심으로 인구구조가 급격히 재편되면서 농업 생산성 저하와 농촌 일손 부족, 의료·복지 인프라 부족은 물론 마을 공동체 붕괴까지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진단이다.
현재 국가와 영주시는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농촌 신활력플러스사업, 농촌협약, 새뜰마을사업, 마을만들기 사업 등 다양한 농촌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들 사업이 농촌지역의 쇠락 속도를 늦추는 데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지만, 쇠락의 방향을 성장으로 급반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개별 사업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농촌 공간 자체를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법·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제시한 핵심 해법은 ‘취락지구’ 활성화다.
우선 영주시 도시관리계획에 ‘보호취락지구’를 적극 검토해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7월 1일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존 자연취락지구에 더해 보호취락지구가 새롭게 도입된 만큼, 이를 활용해 농촌지역의 체류와 관광, 생활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보호취락지구에는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숙박시설과 건축법 시행령에서 정한 관광 휴게시설 등을 건축할 수 있는 만큼, 농촌마을의 새로운 소득원과 정주 기반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주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도 주문했다. 취락지구를 세분화하고 보호취락지구에서 허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건축물 등을 조례에 담아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의원은 ‘영주시 자연 및 보호취락지구의 지정 및 정비에 관한 조례’(가칭) 제정도 제안했다.
현재 관련 조례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대부분 자연취락지구를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영주시가 보호취락지구까지 포함한 맞춤형 조례를 제정하면 전국 최초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취락지구 전반에 대한 전문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각 취락지구의 현재 상태와 잠재력을 분석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관리·활용 방안을 마련해 농촌 공동체 회복과 지속가능한 농촌 발전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영주시가 연말까지 수립 중인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 기본계획’에도 취락지구의 특성을 면밀히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특히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8개 농촌특화지구 가운데 농촌마을보호지구와 농촌융복합산업지구 등에 취락지구가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농촌지역 전체를 활성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마을 공동체의 맥을 잇게 하는 최소한의 울타리와 같은 취락지구만이라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측면에서 시급한 사항들을 시정에 적극 반영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구가 빠져나가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영주 농촌의 현실 속에서 단순한 지원사업을 넘어 공간계획과 제도 개선을 통해 농촌의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이 의원의 제안이 실제 시정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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