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도의회가 3일 개원 70주년을 맞는다.
의원 정수 167명으로 전국 16개 광역의회 가운데 가장 많다. 규모만 보면 명실상부 '맏형'이다.
그런데 나이를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경기도의회보다 먼저 태어난 광역의회가 있고, 도내에서도 대수가 많은 곳이 10개가량 된다.
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꾸려진 경기도의회는 제12대 의회다. 경기도의회는 1956년 8월 13일 첫 도의원 선거를 통해 구성됐으며, 같은 해 9월 3일 초대 의회가 문을 열어 올해로 개원 70주년이다.
우리나라 지방의회는 1952년 첫 지방선거를 통해 출범했다. 하지만 당시 6·25전쟁 탓에 경기도에서는 도의원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경기도의회가 다른 지역보다 4년 늦게 출발한 이유다.
그래서 경기도의회보다 먼저 만들어진 광역의회가 전국에 6곳이나 있다. 경북·경남·충남·충북·전북·제주도의회는 올해 제13대 의회이다.
이 의회들은 1952년 첫 지방의회 선거를 현재 의회의 출발점으로 보고 대수를 이어오고 있다.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지방의회가 해산됐다가 1991년 부활했지만, 그 이전의 지방의회 역사까지 계승한 것이다. 반대로 전남과 광주가 통합한 전남·광주시의회는 과거 의회와의 연속성을 인정하지 않고 제1대 의회로 새롭게 출발했다.
경기도의회처럼 현재 제12대인 광역의회는 서울시의회와 강원도의회 등이 있다. 역시 1952년 지방선거 당시 전쟁으로 선거를 치르지 못한 곳이다.

경기도의회보다 먼저 문을 연 '형님' 의회는 도내에도 적지 않다.
수원시의회는 경기도의회보다 4년 앞선 1952년 5월 5일 초대 의회를 개원했다. 1956년 제2대, 1960년 제3대까지 이어진 만큼 현재 대수로 따지면 제13대다. 경기도의회보다 생일도 빠르고 대수도 많다.
또 '생일은 빠른데 대수는 어린' 의회도 있다.
의왕시의회는 1952년 지방의회가 구성됐던 역사를 연혁에 기록하고 있지만, 1961년 지방의회 해산 이후 1991년 지방자치 부활을 현재 의회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래서 제10대 의회다. 과거 의회 역사를 인정하면서도 대수에는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고양시의회는 경기도의회와 생일은 같지만 대수는 어리다. 1956년 고양군 1대 면의회, 1960년 2대 면의회가 구성됐지만 1991년 고양군의회 개원을 현재 제1대의 출발점으로 삼아 현재 제10대다.
'초대'만 세 번인 곳도 있다.
이천시의회는 1952년 읍·면의회가 처음 구성됐지만, 지방자치가 부활한 1991년 이천군의회로 다시 출범했다. 이어 1996년 이천군이 이천시로 승격함에 따라 시의회로 전환된 시점을 '제1대' 출발점으로 봤다. 한 지역의 의회가 역사 속에서 세 차례나 '초대'라는 이름을 갖게 된 셈이다.
파주시의회도 비슷한데, 1956년 최초의 파주면의회가 구성됐고, 1960년 제2대 의회까지 이어졌다. 1961년 지방의회가 해산된 뒤 1991년 파주군의회로 다시 출범했다. 1996년 파주군의 시 승격과 함께 다시 '초대 파주시의회'가 됐다.
경기도의회에는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의정활동을 한 기록도 있다. 제3대 윤용섭 의원에 이어 제9대에는 아들 윤재우 의원이 도의원으로 활동했다.
이처럼 도내 기초·광역의회의 연혁을 따라가면 지방자치의 단절과 부활, 행정구역 개편으로 이어진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굴곡진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성수 경기도의회 수석전문위원(경인행정학회 회원)은 "지방의회는 1950년대 전쟁과 정치·사회적 격변 속에서도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 산물"이라며 "지방의회가 지방자치의 산 증인인 만큼 각 의회가 걸어온 역사를 되짚고 그 의미를 새겨 주민을 위한 의회로 더욱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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