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배분 아닌 핵심 앵커기관 집중 유치해야"

[더팩트ㅣ대전=선치영·정예준 기자] 대전시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개발(R&D) 역량과 기술사업화·창업·벤처 기능을 결합한 전략적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31일 대전시의회 소통실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과 대전의 미래'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대전시의 공공기관 유치 전략과 혁신도시 완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장종태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박범계·장철민 국회의원과 허태정 대전시장, 대전시의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용갑·박정현·황정아 의원 등 대전 지역 국회의원들도 축사를 통해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대전시가 2020년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현재까지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실적이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2차 이전에서는 단순한 지역별 기관 배분에서 벗어나 지역의 산업·연구 기반과 공공기관의 기능을 연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종태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대전은 2020년 혁신도시로 지정되고도 지금까지 이전한 공공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시혜나 지역별 배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이어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정치적 논리나 적절한 지역별 나눔이 아니라 지역 특성과 특화 기능을 세심하게 고려해 추진돼야 한다"면서 "그래야 지역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공공기관 이전과 지역 산업의 연계를 강조했다.
허 시장은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의 산업·연구 기반과 실질적으로 연계되는 데 한계를 보였다면 2차 이전은 공공기관의 기능과 지역 인프라를 촘촘히 결합해 양질의 일자리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김민석 대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전시의 약점으로 R&D 성과가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는 점을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대전시가 27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약 10만 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R&D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연구 성과가 실제 시장과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는 '전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 △지식재산 △기술창업 △벤처성장 등 4대 기능군과 연계된 공공기관을 전략적으로 유치해 연구-자본-시장이 선순환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순히 많은 기관을 유치하는 방식보다 대전시의 산업·연구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핵심 기관을 선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곽현근 대전대 교수는 "40여 개 희망기관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대전시의 산업·연구 생태계 파급력이 큰 5개 안팎의 핵심 앵커기관을 선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이어 "정치적으로는 후발 혁신도시에 대한 형평성 보정을 요구하고, 정책적으로는 대전시를 '대한민국 기술사업화 수도'로 만들어 국가 R&D 생산성을 높인다는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며 기관별 전담 협상팀을 구성하는 '기관별 책임제' 도입을 제안했다.
대전시는 대덕특구 등 기존 혁신자원과 이전 공공기관을 연계하는 6대 클러스터 구상도 제시했다.
유세종 대전시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응TF 단장은 △국가 R&D 연구관리 전문기관 △지식재산(IP) 허브 △K-방산 선도 △국가 철도 서비스 통합운영 △물·공기 그린테크 혁신 △창업·벤처 기술금융 등 6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유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단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대전의 기존 R&D 인프라와 결합해 과학기술 창업 글로벌 혁신도시 생태계를 완성하고 국가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이어 "단순한 지역 발전을 위한 기관 유치를 넘어 국가 R&D 투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연구 성과를 산업과 시장으로 확산시키는 국가 전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도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박범계 의원은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 간 나눔이 아닌 국가 경쟁력 차원의 문제로 규정하고 대전의 R&D 역량과 연계되지 않는 기관 배치는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의원 역시 1차 공공기관 이전이 '기계적 균형발전'에 치우쳤다고 지적하며 대덕특구의 기술을 사업화로 연결할 기술금융 및 연구관리 전문기관 등 핵심 기관을 선별해 집중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철민·박용갑·박정현·황정아 의원 등 대전 지역 국회의원들도 대전역세권과 연축지구 등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입지 여건이 마련돼 있다며 2차 이전 과정에서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된 기관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대전의 공공기관 유치 전략을 구체화하고,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지역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 대전시 차원의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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