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 들여다보니…도로·하천 등 SOC에 집중
  • 이승호 기자
  • 입력: 2026.08.20 16:27 / 수정: 2026.08.20 16:27
건설국 1377억 원 '최대'…도로정책과 887억 원·하천과 458억 원 감액
전임 도정 '기회소득' 시리즈 줄삭감
경기도 재정 비상 선언하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경기도 재정 비상 선언하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경기도의 감액 예산을 들여다보니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와 하천, 철도 등 SOC 사업을 비롯해 공공기관 출연금과 운영비가 감액됐고, 전임 도지사 시절 추진한 주요 정책사업들도 대거 조정됐다.

20일 경기도의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의 감액사업 목록을 보면 자체사업·일반회계에서 줄어든 전체 예산은 5465억 546만 원에 달했다.

◇ 건설국 1377억 원 '최대'…도로정책과만 887억 원

도 실·국별로 보면 건설국의 감액 규모가 가장 컸다. 건설국은 모두 1376억 6000만 원을 줄여 전체 감액액의 25% 정도를 차지했다.

특히 도로정책과에서 886억 8000만 원, 하천과에서 458억 1000만 원이 줄었다. 두 부서의 감액 규모만 1345억 원에 이른다.

이어 △자치행정국 567억 원 △문화체육관광국 519억 원 △미래평생교육국 365억 원 △경제실 345억 원 △교통국 306억 원 △복지국 206억 원 △기후환경에너지국 171억 원 △철도항만물류국 152억 원 등의 순이었다.

과 단위에서는 도로정책과에 이어 하천과, 자치행정과, 지역금융과, 청년기회과, 버스정책과 등의 감액 규모가 컸다.

◇ 도로·하천·철도에 집중…SOC만 1900억 원대

개별 사업에서도 SOC 사업의 감액 폭이 두드러졌다.

부곡~부곡 국지도 건설 사업에서 190억 원이 줄었고, 강동하남남양주선 광역철도 95억 원, 실촌~만선 국지도 건설 90억 원, 성환~입장 국지도 건설 83억 1300만 원, 군내~내촌 국지도 건설 80억 원 등이 감액됐다.

하천 분야는 김포 계양천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70억 원이 줄었으며, 도로 포장 유지관리 62억 1200만 원, 광주 무갑~광동 도로확포장 65억 원, 남양주 화도~운수 도로확포장 60억 원 등도 감액됐다.

교통 분야에서는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 예산 114억 4200만 원이 줄었다.

도로·하천·철도·버스 등 주요 SOC 관련 실·국과 사업을 합치면 감액 규모는 1900억 원대다.

◇최대 감액 예산은 선거 경비 236억 원…경기신보 163억 원

전체 단일 사업 예산 가운데 가장 큰 감액액은 SOC가 아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비 지원 236억 4800만 원이다.

이어 △부곡~부곡 국지도 건설 190억 원 △경기신용보증재단 출연금 163억 5000만 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 114억 4200만 원 △강동하남남양주선 광역철도 95억 원 △경기관광공사 운영 94억 9250만 원 등의 순이었다.

공공기관 예산은 경기신용보증재단 출연금이 163억 5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관광공사 94억 9250만 원, 경기아트센터 76억 8240만 원,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65억 9760만 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 62억 6090만 원, 경기연구원 56억 7470만 원,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45억 95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이 19일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이 19일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 청년 232억 원·청소년 119억 원…복지·민생도 조정

대형 SOC뿐 아니라 도민 생활과 맞닿은 사업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청년 관련 사업에서는 231억 7000만 원이 줄었다. 청년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50억 원, 청년 복지포인트 39억 9000만 원, 중소기업 청년노동자 지원 38억 원, 청년 면접수당 35억 원 등이 감액됐다.

청년 정책을 담당하는 청년기회과에서만 179억 원이 줄었다.

청소년 사업도 119억 2000만 원이 감액됐다.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19억 원과 청소년 AI 성장 바우처 12억 원 등이 포함됐다.

장애인 사업 감액 예산은 75억 원 정도, 노인 사업은 57억 원이다. 장애인 기회소득 19억 5000만원, 중증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9억 원, 노인 사회복지 종사자 장기근속비 21억 4000만 원, 간병 SOS 프로젝트 9억 6000만 원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과 아동 사업에서도 각각 14억 원 안팎의 예산이 줄었다. 0세아 전용 어린이집, 아동안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여성폭력 대응 등 생활밀착형 사업이 포함됐다.

◇ '예술인 기회소득'도 14억 원 줄어…체육인 기회소득 3억 원

이번 감액 목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전임 김동연 지사가 민선8기 핵심 정책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이 잇따라 조정됐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청년기회과 사업을 비롯해 청년 복지·지원사업의 감액 규모가 상당했다.

경기 RE100 관련 사업도 예산 조정 대상에 포함됐으며, 기후·에너지 분야 사업에서도 감액이 이어졌다.

또 예술인 기회소득, 장애인 기회소득 등 '기회소득' 계열 사업도 일부 예산이 줄었다.

경기도는 이번 추경에서 재정 여건과 사업별 집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세출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액 추경의 특징은 도로·하천·철도 등 대규모 SOC와 공공기관 운영비에서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지는 동시에 청년·복지·기후·문화 등 기존 정책사업까지 폭넓게 손질됐다는 점이다.

단순한 '불요불급 사업 정리'를 넘어 기존에 편성했던 사업의 우선순위를 전면 재조정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도가 재정 비상상황을 이유로 5465억 원의 대규모 예산을 줄인 만큼 다음 달 1~18일 도의회 임시회에서 실제 집행이 부진해 줄인 사업과 도정의 정책 방향을 바꾸기 위해 줄인 사업을 어떻게 구분했는지를 놓고 논쟁이 예상된다.

정두석 도 기획조정실장은 "추경을 편성하면서 행사성·일회성 사업과 불요불급한 사업, 유사·중복사업 등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예산을 감액했다"며 "하나하나 필요한 이유가 있는 사업들이지만, 지금의 엄중한 재정상황에서 모든 사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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