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청년에 권한 돌려주는 '개혁 최고위원' 자임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가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전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변인을 지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권의 성공'을 넘어 '정당의 체질 개선'을 전면에 내걸고 막판 당심 공략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해 온 김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오히려 '친명 최고위원'이라는 틀을 넘어 당원·청년·원외 정치인의 공간을 넓히는 '개혁 최고위원'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당선권인 5위를 놓고 친청계 이성윤 후보와 초박빙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 후보는 '이재명의 사람'이라는 정치적 이미지에 기대기보다 민주당의 체질을 바꾸는 최고위원이 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 후보는 14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변화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 '효능감'을 꼽았다.
그는 민주당의 위기를 정권과 당의 엇박자가 아니라 "국민에게 민주당이 무엇을 해주는 정당인지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후보는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떠받치고 있지만 정당은 대통령 지지율만으로 버틸 수 없다"며 "대통령이 잘하는 것과 민주당이 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반 박자 빠른 여당'을 제시했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면 당이 뒤따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동산·세금·청년 주거 등 국민 생활 현장에서 먼저 문제를 찾아 입법과 정책으로 답을 내놓는 정당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정부보다 앞서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불편과 요구를 먼저 발견해 정부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파 갈등에는 단호했다. 최근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이른바 '명청 갈등'을 두고 "집권여당에서 대통령과 당이 서로 다른 정치적 신호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 후보 조합을 만들어 투표를 유도하는 '홀짝·생년월일 투표 지침' 논란을 겨냥해 "당원 주권이 아니라 계파 주권"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당원이 한 표를 누구에게 행사할지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며 후보 간 인위적인 연대나 표 나누기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비례대표 후보 당원 직선제, 공천 과정의 당원 평가 반영, 독립적인 당무감사 시스템 등을 통해 '당원 주권'을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청년 문제에서는 보다 과감한 자기희생을 강조했다.
청년 후보들이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본경선에 오르지 못한 현실을 언급하며 "청년에게 기회를 주려면 기존 정치인이 가진 자리를 일부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제 자리가 하나 줄어들 수도 있다. 그래도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원외 후보라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아니기 때문에 여의도 정치의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최고위원이 되면 회의실에 머무는 지도부가 아니라 전국 평당원을 찾아가는 지도부가 되겠다고 했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기존 정치적 이미지를 '이재명의 대변인'에서 '평당원의 대변인'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청년층의 민주당 이탈에 대해서도 청년정책을 넘어 '청년 정치'를 강조했다.
선출직 청년최고위원 제도와 청년 공영 경선, 경선 비용 지원 등을 통해 돈과 조직이 없어도 정치에 도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서는 '맹목적 친명'과는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 비판은 민주사회에서 당연하다"면서도 "당이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는 조직이 돼서도 안 되지만 정치적 불만을 대통령 흔들기로 연결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면서도, 당 지도부에서는 대통령과 당의 역할을 분리해 보겠다는 뜻이다.
검찰개혁 역시 권한 축소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핵심은 '국민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강조하는 것은 결국 '자리'다.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누구에게 돌려줄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원에게 권한을 돌려주고, 청년과 신인에게 정치의 문을 열고, 정부보다 반 박자 빠르게 움직이는 여당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최고위원이라는 자리가 개인의 정치적 경력을 위한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내가 최고위원이 되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제 자리를 하나 내려놓더라도 민주당이 달라질 수 있다면 그게 더 중요하다"면서 "국민이 '민주당이 정말 변하려고 하는구나'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최고위원 선거에 나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재명의 대변인'으로 정치적 출발점을 함께했던 김 후보가 이제는 '평당원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민주당의 체질 개선을 외치고 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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