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권 시민사회 "84만 주민 생명 달린 국립의대, 정치적 배분 안 된다"
  • 김영신 기자
  • 입력: 2026.08.06 16:18 / 수정: 2026.08.06 16:18
"35만 근로자·5만여 사업장 밀집…의료 수요와 객관적 자료로 결정해야"
전남광주 동부권 시민들이 지난달 31일 순천대의대, 대학병원 설립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영신 기자
전남광주 동부권 시민들이 지난달 31일 순천대의대, 대학병원 설립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영신 기자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전남광주 동부권 시민사회가 국립의과대학과 거점 대학병원 설립 문제와 관련해 "정치적 셈법이 아닌 주민 생명과 실제 의료 수요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광주 동부권 시민사회는 6일 공동성명을 내고 "국립의대와 거점 대학병원은 정치권과 대학 간 협상으로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며 "84만 동부권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공공의료 기반"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순천대학교와 목포대학교가 국립의대 설립 방안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발표됐다. 시민사회는 의대와 대학병원 입지가 정치적 일정이나 지역별 영향력에 따라 결정될 경우 의료 공백 해소라는 본래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어디에 의료 공백이 존재하는지, 위급한 환자가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하는지, 어떤 의료시설과 인력이 필요한지를 먼저 검증해야 한다"며 "객관적인 자료와 의료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부권의 산업·의료 환경을 근거로 제시하며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전남광주 동부권에는 중증·응급의료 이용자가 8만 2155명에 달하고, 35만 3175명의 근로자와 5만 2783개 사업장이 밀집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업무상 사고 재해자도 1832명에 이르지만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 배치 의료기관 등 중증·응급환자를 지역 내에서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단 등 대규모 산업시설이 위치한 동부권은 대형 산업재해와 화학물질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시민사회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증 외상과 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체계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지역 안전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동부권 주민들이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학교병원을 이용하려면 평균 79㎞, 약 1시간 20분을 이동해야 한다"며 "응급환자에게 이 시간은 단순한 이동거리가 아니라 생존 가능성을 좌우하는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전남광주 통합 의료 체계와 관련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특정 지역 중심의 기능 배분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통합의 목적은 지역 간 양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 생활권의 의료 현실을 반영해 필요한 의료 기능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권과 대학의 협의는 필요하지만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 체계를 정치권과 대학만의 논의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주민과 시민사회, 의료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시민사회는 정부와 전남광주시에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을 정치 일정이나 지역 영향력이 아닌 의료 수요 중심으로 결정할 것 △권역별 의료 공백과 평가 자료를 공개할 것 △동부권 주민이 지역 안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지역완결형 중증·응급·필수 의료 체계를 구축할 것 등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는 "국립의대와 거점 대학병원은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주민 생명을 지키는 공공재"라며 "객관적 검증과 공정한 절차 없이 결정이 이뤄진다면 범시민 서명과 청원운동 등 합법적 시민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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