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할아버지 시인, 오랜 세월 신앙과 삶의 경험 시에 담다
  • 김영신 기자
  • 입력: 2026.08.06 10:58 / 수정: 2026.08.06 10:58
광양시 임명흠 씨, 평생 목회자 삶·오랜 독서와 사색이 피워 낸 열매
계간 문예지 현대문예를 통해 93세의 나이에 시인이 된 임명흠 할아버지가 자신의 시가 실린 문예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임명흠 시인
계간 문예지 '현대문예'를 통해 93세의 나이에 시인이 된 임명흠 할아버지가 자신의 시가 실린 문예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임명흠 시인

[더팩트 l 광양=김영신 기자] 100세 시대, 누군가는 일찍 떠나고 또 누군가는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다 떠난다.

93세는 그래서 이제 삶을 마무리하는 시간일 수 있다.

그러나 평생 목회자의 길을 걸으며 이웃과 함께 해 온 전남광주시 광양시에 사는 임명흠 시인은 올해 '현대문예'라는 문예지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이 됐다고 6일 밝혔다.

오랜 세월 신앙과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경험은 이제 시가 되어 독자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10여 년 동안 지역 주간신문에 꾸준히 칼럼을 써온 그가 시집을 내게 된 계기는 5년 전 마을 공공도서관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부터다.

거의 매일 도서관을 찾으며 국내외 시집을 탐독하고 습작을 이어갔다. 젊은 시절부터 이어온 독서와 사색의 시간은 늦깎이 시인 도전의 알찬 밑거름이 됐다.

그는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93세 임명흠 시인의 첫 등단 시는 '저 산 너머', '기다림', '아내' 등 3편으로 '현대문예'지에 실렸다.

심사위원들은 오랜 신앙생활에서 비롯된 삶의 체험과 철학이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절제된 언어와 따뜻한 시선이 깊은 울림을 전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내'라는 시는 평생을 함께 걸어온 배우자를 향한 감사와 사랑, 세월이 쌓아 올린 동행의 의미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지금도 자신을 '배우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임명흠 시인의 도전은 초고령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꿈은 늙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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