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힐스테이트-더샵, 위압적 '마천루 성벽'…조망·경관 훼손 논란
  • 박진홍 기자
  • 입력: 2026.07.30 08:29 / 수정: 2026.07.30 08:29
언덕 위 33~35층 아파트 19동…인근 주민 이사 속출
포항시 "법적 절차 다 거쳐 허가...제재할 방법은 없어"
포항시 남구 대잠동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아파트를 인접 중앙센트럴하이츠 아파트 쪽에서 바라본 모습. 인근 주민들이 심리적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
포항시 남구 대잠동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아파트를 인접 중앙센트럴하이츠 아파트 쪽에서 바라본 모습. 인근 주민들이 심리적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포항시청 건너편 언덕 위에 건설 중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도심 스카이라인과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적법하게 추진된 사업이지만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주변 경관을 압도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생존권과 주거권 침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언덕 위 120m '마천루 성벽'...위압적 풍광에 답답함 호소

지난 2024년에 착공해 오는 2027년 8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힐스테이트-더샵 상생아파트'는 총 2667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문제는 이 단지가 나지막한 주변과는 달리 높이 30m 안팎의 언덕 위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그 언덕 위에 33층〜35층에 달하는 고층 아파트 19동이 줄지어 세워지면서 지면 기준 120m를 훌쩍 넘는 거대한 '마천루 성벽' 같은 위압적인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단지 맨 앞쪽인 희망대로변의 209동 등은 도로에서 불과 50m가량 떨어져 있어 일대를 오가는 차량 운전자들까지 심리적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포항시 대잠동 중앙센트럴하이츠 아파트 주민들이 인접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아파트 공사와 관련해 반발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
포항시 대잠동 중앙센트럴하이츠 아파트 주민들이 인접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아파트 공사와 관련해 반발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

◇인근 '중앙센트럴하이츠' 주민들, 조망권 박탈 속 이사 속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인접한 중앙센트럴하이츠 아파트 단지다.

이곳은 과거 12~15층 높이의 나지막한 9개 동, 총 550세대가 거주하며 안락한 주거 환경으로 포항의 대표적인 고급 대장 아파트로 꼽히던 곳이다.

그러나 힐스테이트-더샵 상생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돌변했다.

101동과 102동 일부 라인을 제외하면 대다수 주민의 시야가 바로 앞에서 치솟은 거대한 시멘트벽에 가로막혔다.

상당수 주민이 극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견디다 못해 아파트를 비워둔 채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주민 손모(59·여) 씨는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인 힐스테이트-더샵 아파트의 모습은 시각적으로 너무 폭력적"이라며 "견디다 못해 얼마 전 아파트를 비워둔 채 유강으로 이사 갔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앙센트럴하이츠 서편의 H타운과 최근 조성 중인 고급 전원주택지 주민들 역시 심리적 압박감과 함께 주택 가치 하락을 우려하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주민 박모(63) 씨는 "대기업 건설사들이 도시 미래나 주민 생존권을 무시한 채 수익만 좇아 아파트를 짓는다는 생각이 든다"며 "포항시가 행정적으로 규제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왼쪽이 나지막한 중앙센트럴하이츠아파트 단지. 오른쪽이 언덕 위에 고층으로 지어진 위압적인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아파트단지. /박진홍 기자
왼쪽이 나지막한 중앙센트럴하이츠아파트 단지. 오른쪽이 언덕 위에 고층으로 지어진 위압적인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아파트단지. /박진홍 기자

◇포항시 "문제는 알지만 법적 테두리 안 허가라 제재 불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포항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주민들이 겪는 고충과 문제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건설사들이 관련 법적 테두리 안에서 허가를 요청했고, 환경영향평가와 경관심의위원회 등의 절차를 모두 통과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미관과 경관 보호를 위한 관련 법령이 한층 더 강화되어야만 대형 건설사들의 무리한 아파트 건설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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