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경상북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로부터 입금된 자금 약 1500억 원을 세탁·은닉한 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20대)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7월 21일까지 약 1년 5개월 동안 대구와 광주 지역 오피스텔 등에 비밀 사무실을 마련한 뒤 불법 도박사이트 입금 자금을 실시간으로 다른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대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도박자금을 세탁해 전달하면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은 주야간 2~3교대로 하루 8~12시간씩 근무하며 대포통장으로 입금된 자금을 2차 계좌 등으로 송금했고, 역할에 따라 매월 4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만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신입 조직원들에게 근무 매뉴얼과 적발 시 행동요령까지 교육하는 등 체계적으로 운영됐다. 또 수개월마다 사무실을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으로 옮기고 창문을 검은색 부직포로 가려 외부 노출을 차단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구와 광주 지역 조직이 연계돼 도박자금을 세탁하고 있다는 단서를 확보한 뒤 장기간 추적 수사를 벌였다. 이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비밀 사무실을 동시에 급습해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현장에서는 운영자금으로 보관 중이던 현금 4500만 원과 순금 24K 10돈, 대포통장 72개, 대포폰 97대, 타인 명의 신분증 40개 등이 압수됐다.
경찰은 추가 공범과 윗선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범죄수익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박기석 경북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은 "이번에 검거된 조직처럼 도박자금 세탁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유사 조직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불법 도박사이트는 국민의 일상을 병들게 하는 중대한 사회범죄인 만큼 자금세탁 조직까지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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