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대신 '영수증'…구미시 '역발상', 골목상권 살렸다
  • 정창구 기자
  • 입력: 2026.07.27 10:55 / 수정: 2026.07.27 10:55
파크골프 인기, '영수증 입장제'로 지역소비와 연결
파크골프, 숙박, 음식, 관광지 연계한 1박 2일 프로그램 운영 예정
지난달 구미시 동락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3회 대통령기 전국 파크골프대회에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티샷을 하고 있다. 이 대회에는 수많은 동호인과 관람객이 몰리며 구미가 전국적인 파크골프 중심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대회 참가 선수들과 갤러리로 붐비는 동락파크골프장 전경. /구미시
지난달 구미시 동락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3회 대통령기 전국 파크골프대회'에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티샷을 하고 있다. 이 대회에는 수많은 동호인과 관람객이 몰리며 구미가 전국적인 파크골프 중심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대회 참가 선수들과 갤러리로 붐비는 동락파크골프장 전경. /구미시

[더팩트ㅣ구미=정창구 기자] 관광객은 늘어도 돈은 다른 지역에서 쓰고 떠나는 도시.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구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창한 개발사업 대신 작은 행정 아이디어 하나를 꺼내 들었다. 바로 '영수증 입장제'다.

발상은 단순했다. 파크골프를 즐기기 위해 구미를 찾는 방문객이 지역 식당에서 식사하고, 숙박업소를 이용하거나 기념품을 구입한 뒤 영수증을 제시하면 예약 없이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스포츠 이용 혜택을 지역 소비와 연결한 이 제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지역 경제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구미는 전국 최대 수준인 28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며 전국 동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도시다. 하지만 인기가 높아질수록 관외 이용객들의 예약 경쟁도 심해졌고, 정작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는 소비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구미시는 이 지점을 정책의 출발선으로 삼았다. 예약이라는 '희소한 혜택'을 지역 소비와 맞바꾸는 방식으로 경제적 유인을 만든 것이다.

실제 성과도 수치로 나타났다.

지난해 읍면 지역 5개 파크골프장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월평균 약 960명이 영수증을 제출해 이용했고, 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을 중심으로 월평균 1200만 원 규모의 소비가 발생했다.

지난달 구미시 동락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3회 대통령기 전국 파크골프대회에서 한 참가 선수가 힘찬 티샷을 하고 있다. 구미시는 전국 최대 규모인 288홀의 파크골프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국대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파크골프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미시
지난달 구미시 동락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3회 대통령기 전국 파크골프대회'에서 한 참가 선수가 힘찬 티샷을 하고 있다. 구미시는 전국 최대 규모인 288홀의 파크골프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국대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파크골프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미시

올해 5월부터는 동 지역을 포함한 8개 파크골프장으로 확대됐다. 이후 월평균 이용객은 1920명으로 두 배 늘었고, 지역 소비도 월평균 2500만 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단순히 이용객 숫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외지 방문객의 소비가 지역 안에서 이뤄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정책은 지방정부가 안고 있는 공통 과제인 '체류형 관광'과도 맞닿아 있다.

구미시는 앞으로 파크골프와 숙박, 음식, 관광지를 연계한 1박 2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영수증 인정 업종도 확대할 계획이다. 스포츠 관광을 지역 상권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영수증 입장제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구미시는 골목상권 회복을 위해 금융지원과 소비 촉진 정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 새희망 특례보증은 2022년 150억 원에서 올해 1320억 원 규모로 확대됐으며, 경북 최초의 구미소상공인종합센터 운영을 비롯해 카드수수료 지원, 구미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공공배달앱 '먹깨비', 택시 호출앱 '구미콜' 활성화 등 생활경제 중심 정책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낙동강변에 조성된 구미시 동락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이 라운드를 즐기고 있다. 구미시는 전국 최대 규모인 288홀의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며 전국적인 파크골프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수증 입장제를 통해 지역 소비와 연계한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구미시
낙동강변에 조성된 구미시 동락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이 라운드를 즐기고 있다. 구미시는 전국 최대 규모인 288홀의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며 전국적인 파크골프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수증 입장제'를 통해 지역 소비와 연계한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구미시

지역 축제 역시 소비를 유도하는 경제정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라면축제와 푸드페스티벌, 낭만야시장 등은 관광객 유치에 그치지 않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소비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민선9기 구미시는 지역경기살리기위원회와 골목상권지원단을 중심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 회복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전통시장 환경 개선과 상권 경쟁력 강화 사업도 병행하며 지역 소비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해답은 현장에 있다"며 "시민과 상인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역 상권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정책은 반드시 대규모 예산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구미의 '영수증 입장제'는 행정의 작은 발상이 지역 소비를 늘리고 골목상권을 움직이는 새로운 지역 경제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t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