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부여 백제문화제, 검증된 성공을 버릴 이유가 있는가
  • 김형중 기자
  • 입력: 2026.07.23 15:29 / 수정: 2026.07.23 15:29
제71회 백제문화제 부여가 지난해 10월 백제문화단지에서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김형중 기자
제71회 백제문화제 부여가 지난해 10월 백제문화단지에서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부여=김형중 기자] 충남 부여군과 백제문화재단이 올해 제72회 백제문화제를 부여읍 도심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민선 9기 이용우 군수 체제의 첫 백제문화제다. 군은 군민 여론조사를 근거로 "도심 상권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4년간 백제문화제는 백제문화단지를 중심으로 열리며 축제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넓은 공간과 백제 왕궁을 재현한 역사적 배경은 다른 지역 축제와 차별화된 경쟁력이 됐고, 관람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었다. 외부 관광객 비율이 80%를 넘는 성과도 거뒀다.

무엇보다 공주 백제문화제와 비교해도 '부여다운 축제'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콘텐츠와 운영 면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백제문화단지 개최에도 숙제는 있었다. 관광객이 도심 상권으로 연결되지 못해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그렇다고 해결책이 반드시 축제장을 도심으로 옮기는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축제는 한 번 옮기면 되돌리기 어렵다.

도심 개최는 교통 혼잡과 주차난, 주민 불편, 문화재 보호, 안전관리 등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된다. 실제 설문에서도 주민 다수는 기존 장소 유지를 선호했고, 도심 개최에 따른 가장 큰 걱정으로 교통과 주차 문제를 꼽았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매출 증가를 기대하며 찬성 의견이 많았다.

결국 행정은 두 가치 사이에서 선택했다. 그러나 성공한 축제를 바꾸는 데는 성공했던 이유보다 더 강한 논리가 필요하다.

백제문화단지에서의 4년은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성과였다. 이제는 그 성과를 버릴 것이 아니라 도심과 연결하는 교통·관광 동선을 강화하고 셔틀버스, 야간 프로그램, 상권 연계 콘텐츠를 확대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백제문화제는 지역 상권을 위한 행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다. 단기적인 경제효과보다 축제의 브랜드 가치와 정체성이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올해 도심 개최가 성공한다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지난 4년간 어렵게 쌓아온 백제문화제의 경쟁력마저 흔들릴 수 있다.

검증된 성공을 바꾸는 일은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올해 백제문화제는 축제의 성공보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를 평가받는 무대가 될 것이다.

tfcc2024@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