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기다려지는 울릉도 오징어축제…저동항 채운 웃음과 활기
  • 김성권 기자
  • 입력: 2026.07.19 16:28 / 수정: 2026.07.19 16:28
송가인 공연·맨손 오징어잡기 등 체험 인기…관광객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력 기대
17일 울릉저동항 특설무대에서 오징어 축제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울릉군
17일 울릉저동항 특설무대에서 오징어 축제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울릉군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내년에도 꼭 다시 오겠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울릉군 저동항에서 만난 부산 관광객 이모(43) 씨는 송가인 공연이 끝난 뒤 환한 미소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울릉도는 자연만 아름다운 줄 알았는데 이렇게 흥겨운 축제가 있을 줄은 몰랐다"며 "먹거리도 풍성하고 주민들도 친절해 가족 모두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름 바다를 붉게 물들이던 노을이 사라질 무렵, 저동항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항구를 따라 늘어선 먹거리 장터에서는 갓 구운 오징어 향이 바람을 타고 퍼졌고,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손에 풍선을 들고 뛰어다녔고 부모들은 연신 휴대전화를 들어 가족사진을 남겼다. 축제장은 시작 전부터 웃음소리와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18일 천부 해수풀장에서 맨손으로 오징어를 잡은 관광객 부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릉군
18일 천부 해수풀장에서 맨손으로 오징어를 잡은 관광객 부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릉군

'제24회 울릉도 오징어축제'는 울릉도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마련됐다. 올해 축제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저동항과 천부항, 남양항 일원에서 개막식과 공연, 체험행사, 먹거리 프로그램 등 일정으로 진행됐다.

개막식은 지난 17일 오후 6시 30분 저동항 특설무대에서 김수한 축제위원장의 선언으로 시작됐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천혜의 자연을 품은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과 군민, 향우들이 함께 축제를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며 "안전하고 풍성한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환영했다.

개막식에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은 '쏘근부부'와 가수 싸비가 분위기를 달궜고 이어 '트로트 여제' 송가인이 축제의 열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핑크색 응원봉이 저동항을 수놓았고 주최 측 추산 4000여 명의 관람객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송가인이 신곡 '꽃이 아니면 어떤가'​를 공식 행사에서 처음으로 라이브 무대로 선보이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17일 오징어 축제 개막 축하무대에서 펼쳐진 트로트 여제 송가인 공연 모습 /울릉군
17일 오징어 축제 개막 축하무대에서 펼쳐진 '트로트 여제' 송가인 공연 모습 /울릉군

송가인은 무대에서 "앞으로 울릉·독도를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수원에서 친구들과 여행을 왔다는 하모(29) 씨는 "송가인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줄 몰랐다"며 "콘서트 못지않은 공연에 울릉도 여행이 더욱 특별해졌다"고 말했다.

여주에서 가족과 함께 찾은 박모(52) 씨는 "아이들이 오징어를 직접 만져보고 바다 체험도 하며 너무 즐거워했다"며 "축제 하나만으로도 울릉도를 다시 찾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웃었다.

실제로 지난 18일 오전 내수전 몽돌해변에서는 바다 미꾸라지 잡기 체험이 열렸다. 지난 17·18일 양일간 남양과 천부 해수풀장에서는 오징어 맨손잡기와 방어잡기 체험이 진행됐다. 축제 기간에는 오징어 요리 서바이벌, 슬로푸드 시식회, 황우루가요제 등 관광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저동항 골목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식당마다 긴 대기줄이 이어졌고 카페와 상점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은 골목에서는 상인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이 번졌다.

한 식당 상인은 "예전처럼 오징어 풍년은 아니지만, 오늘만큼은 손님 풍년이었다"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정말 힘이 난다"고 말했다.

17일 밤 울릉 저동항에서 밤하늘을 화려한 빛으로 물들인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울릉군
17일 밤 울릉 저동항에서 밤하늘을 화려한 빛으로 물들인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울릉군

행사 첫날인 지난 17일 오후 9시 쯤 펼쳐진 불꽃쇼가 시작되자 저동항 밤하늘은 화려한 빛으로 물들었다. 수백 명의 관광객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들어 불꽃을 담았다. 음악과 환호 그리고 불꽃이 어우러진 저동항의 여름밤은 오래도록 기억될 장면을 만들어냈다.

최근 오징어 어획량 감소와 경기 침체로 다소 침체됐던 울릉도.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항구를 가득 메운 것은 오징어가 아니라 사람들의 웃음이었고 지역경제를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었다.

제24회 울릉도 오징어축제는 단순한 여름 행사를 넘어 지역과 관광객이 함께 만든 축제의 힘을 보여줬다. 올해 축제를 찾은 많은 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내년에도, 다시 울릉도에서 만나겠습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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