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영상 어려움으로 전국 홈플러스 점포가 잇따라 문을 닫은 가운데 경북 영주점도 지난 13일부터 영업을 중단하면서 지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시민들은 "지역경제를 위해 하루빨리 영업이 재개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일 찾은 영주 홈플러스는 출입문이 굳게 닫힌 채 적막감만 감돌았다. 출입문에는 '홈플러스 마트는 임시 휴업합니다', '임대매장은 정상 운영 중이니 쇼핑에 참고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매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거의 끊긴 모습이었다.

매장 인근에는 '눈물 안 나게 해야죠', '홈플러스를 살려야 한다', '약속을 지켜라'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 이는 지난해 5월과 올해 4월 대통령이 마트노조 및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만나 홈플러스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한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2007년 문을 연 영주 홈플러스는 시민들의 생활편의는 물론 지역경제를 떠받쳐 온 대표적인 유통시설이다.
현재 약 9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6명이 지역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30여 개 입점업체와 1000여 개 납품업체가 거래하고 있어 지역 상권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그러나 영업이 중단되면서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놓였고 입점 상인들은 생계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매장을 찾는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주변 상권도 유동인구가 줄어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휴천동 주민 A씨는 "영주역 인근에는 수년째 방치된 대성빌딩도 있는데 홈플러스까지 문을 닫아 장기간 공실로 남게 되면 도시 미관은 물론 지역 상권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곳은 협력업체와 농어민들이다. 이미 납품한 물품 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면서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직원 급여와 원자재 대금 지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농축산물 생산자들은 출하 시기를 미루기도 어렵고 새로운 거래처를 단기간에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임종득 의원은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업은 회생절차를 통해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지만 협력업체와 농어민은 그 시간을 버틸 여력이 없다"며 "이번 사태는 회생절차에서 협력업체 보호 제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살리는 제도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농어민을 보호하는 제도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파산 기로에 섰던 홈플러스는 지난 16일 회생절차 재개를 위한 전환점을 맞았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에 합의하면서 홈플러스는 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회생절차가 재개되더라도 영업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지난 13일부터 휴업한 전국 67개 점포는 협력업체와의 상품 공급 협의는 물론이고 전기·가스·수도 등 기반시설 공급 문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주 시민들은 "홈플러스는 단순한 대형마트가 아니라 지역경제를 떠받쳐 온 생활 인프라"라며 "직원과 상인, 납품업체, 시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조속한 영업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