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광명=정일형 기자] 지난해 발생한 신안산선 공사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설계와 시공, 건설사업관리 전 과정에 걸친 복합적인 부실 누적이 사고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광명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설계 기준 강화와 안전관리 체계 개선, 지하안전법 개정 등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광명시는 16일 오후 3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명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공사현장 붕괴 사고에 대한 14개월간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이번 사고가 설계와 시공, 건설사업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누적된 결과라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실한 지반조사로 실제보다 강한 지반으로 평가하면서 이완하중을 과소 산정했고, 2아치 터널 중앙기둥 설계 과정에서도 구조 검토 방식과 실제 설계 방식이 달라 중앙기둥에 작용하는 하중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설계 기준인 막장 간 굴착 간격 20m를 최대 43m까지 초과해 편토압이 증가했고, 갱문부 보강 없이 갱구부 가시설을 절단해 구조적 불안정성이 커진 점도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지적됐다.
건설사업관리 과정에서도 설계 오류를 확인하지 못했고, 막장면 관찰조사와 설계·현장 지반 조건 차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기둥 보호용 부직포로 인해 공사 중 기둥 손상을 확인하지 못한 점 역시 문제점으로 꼽혔다.
조사위원회는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설계 기준과 공사 중 안전관리, 행정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개선안에는 도심지 시추 조사 간격을 현행 100m에서 50m 이내로 축소하고, 2아치 터널 중앙기둥과 필라부에 대한 3차원 구조해석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막장면 관찰자의 자격을 강화하고, 시공 감리의 확인 절차를 의무화하는 한편 실시간 계측관리 확대와 초기 선행 변위를 반영한 계측 기준 마련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지하수 유출량 실시간 모니터링, 주요 설계변경 시 지하안전평가 재검토, 제3자 전문기관의 구조안정성 검토 의무화 등 지하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에 긴급안전조치 요청 권한을 부여하고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에 지자체 참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지하안전법 개정도 건의하기로 했다.
광명시는 이달 말 조사 결과와 제도 개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안상로 광명시 지하사고조사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사고 원인 규명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중앙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시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지방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지하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광명시는 지난해 5월 민간 전문가와 공무원 등 12명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약 14개월간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진행했다.
광명시는 사고 이후 '광명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실시하는 한편, 지하안전관리팀을 신설하는 등 지반침하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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