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낙동강 일대에 녹조와 악취가 잇따르는 가운데 학생 대상 해양레포츠 체험이 진행돼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는 조류경보 발령 기준에는 미치지 않아 체험을 중단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법적 기준과 별개로 학생 안전을 위한 예방적 안전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는 '2026 부산 지역별 특화 해양레포츠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학생 50여 명이 카누 등 수상 체험이 운영됐다.
현장에는 녹조가 선착장 주변까지 짙게 퍼지고 녹조 특유의 악취까지 발생해 KF94 마스크를 써도 악취가 감지되는 상황이었으나 학생들은 무방비 상태로 대기시간을 포함해 1시간 이상 참여했다.
참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녹조 발생에 따른 건강 유의사항이나 마스크 착용 권고 등 별도의 안전 안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환경단체는 성명을 내고 학생 대상 수상체험 운영기준 마련과 참가 학생·학부모에 대한 건강 안내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안전을 위한 별도의 행정적 판단이나 예방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예방 원칙이 적용돼야 할 학생 대상 프로그램에서조차 안전보다 행사 운영을 우선한 것은 명백한 안전불감증"이라며 "삼락생태공원 학생 대상 해양레포츠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고 수질 안전성을 확인한 뒤 운영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조가 뒤덮이고 악취가 나는 강에서 학생들에게 카누를 태우는 것은 해양교육이 아니다"며 "부산시는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락·화명 수상레포츠타운은 여름철이면 녹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친수구간이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발간한 2026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락·화명 수상레포츠타운에서는 유해 남조류가 대량 발생했으며 두 지점 모두 8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35일간 조류경보 '관심' 이상 단계가 유지됐다.

시는 시민의 친수활동 안전을 위해 지난 2024년부터 삼락·화명 수상레포츠타운을 대상으로 '친수구간 조류경보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2026년 조류경보제 운영계획'을 통해 조류독소 기준을 추가한 강화된 조류경보제를 시행하며 녹조 취약 친수구간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화명 수상레포츠타운 지점에 올해 첫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당시 삼락생태공원 일대에도 녹조가 확인됐지만 조류경보 발령 기준에는 미치지 않아 학생 대상 체험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에 따르면 녹조를 일으키는 일부 남조류는 간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을 생성할 수 있다. 사람은 물을 삼키거나 피부 접촉, 물방울(에어로졸) 흡입 등을 통해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어린이는 체중 대비 노출량이 많고 물놀이 과정에서 물을 삼킬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조류경보 발령 기준에 미치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들의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시료를 주 1회 채취하는 만큼 검사 이후 비가 오지 않고 기온이 높아지면 녹조 수치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녹조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 운영업체에 수상활동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조류경보가 발령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을 강제로 중단시키거나 운영 업체를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낙동강관리본부 측은 조류경보 운영 주체가 부산시라는 점을 강조하며 조류경보 발령과 별개로 악취나 녹조 발생 시 학생 대상 체험 프로그램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감독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조류경보가 발령되면 부산시 공문과 관련 매뉴얼에 따라 운영업체에 친수활동 자제를 안내하고 있으며, 민원이 발생하면 내용을 검토해 필요하면 관련 업체에 권고하는 등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