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협치 부활'...국힘 남당협, 민주당 지원받아 '북당협 독주' 견제
  • 박진홍 기자
  • 입력: 2026.07.06 09:00 / 수정: 2026.07.06 09:00
의총 보이콧 후 야당과 '합종연횡'…의장단 싹쓸이
지난 2년 북당협 보여준 '권력 독점'에 역풍 불어
포항시의회 전경. /포항시의회
포항시의회 전경. /포항시의회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경북 포항시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국민의힘 포항 남구당원협의회(이하 남당협)가 북구당원협의회(이하 북당협)를 꺾고 완승했다.

고도의 두뇌 게임과 치열한 수싸움이 빚어낸 '판 뒤집기'였다.

이로써 지난 2년간 이어졌던 북당협의 의회 독주에 제동이 걸렸고, 향후 포항시의회는 남당협과 더불어민주당의 '협치'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남당협의 완승, 숫자로 본 선거 결과

지난 3일 열린 포항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남당협(위원장 이상휘 국회의원) 소속 3선 김철수 의원이 북당협(위원장 김정재 극회의원)의 지지를 받은 5선 이재진 의원을 누르고 새 의장에 선출됐다.

당락을 가른 것은 '야당과 무소속'의 표심이었다.

전체 시의원 33명 중 김철수 신임 의원은 남구 시의원 10명, 민주당 8명, 무소속 1명의 표를 합쳐 총 19표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이재진 의원은 본인 표(남구)와 북구 시의원 12명 등 14표를 얻는 데 그쳤다.

부의장 선거 역시 같은 흐름이었다.

남당협 조민성 의원(3선)이 19표를 얻으며 13표에 그친 북당협 김종익 의원(재선)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승부를 가른 결정적 한 수, '의총 보이콧'과 '합종연횡'

현재 포항시의회 의석 분포는 국민의힘 북구 12명, 남구 11명, 더불어민주당 9명, 무소속 1명이다.

국민의힘 내부만 놓고 보면 북구가 유리한 지형이다.

이 불리한 판을 뒤집기 위해 남당협 측은 철저한 계산 아래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수는 '의원총회 보이콧'이었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이재진 의원을 제외한 남당협 시의원 10명이 전원 불참했다.

만약 참석했다면 수적 우위를 앞세운 북당협 뜻대로 이재진 의원이 당 후보로 내정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을 건너뛴 남당협의 두 번째 수는 바로 본회의장으로 직행해 '민주당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었다.

2300여 년 전 중국 전국시대 '합종연횡'을 방불케 하는 이 과감한 전략은 정확히 적중했다.

신임 김철수 포항시의회 의장과 조민성 부의장. /포항시의회
신임 김철수 포항시의회 의장과 조민성 부의장. /포항시의회

◇민주당은 왜 남당협의 손을 잡았나

북당협 역시 민주당의 표심을 얻기 위해 애썼지만 결과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인은 지난 2년간 북당협이 보여준 '권력 독점'에 있었다.

전임 김일만 의장 체제에서 북당협은 초선의원들을 규합해 상임위원장직을 독점했다.

민주당은 단 한 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도 얻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여기에 예결위를 통한 무리한 시 예산 삭감까지 겹치며, 민주당의 반감은 극에 달해 있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중앙당은 국회에서 민주당이 입법 독재를 한다고 비판하지만 지난 2년 포항시의회에서 북당협이 보여준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이 역풍이 이번 선거의 결정적 패인"이라고 꼬집었다.

◇남겨진 숙제와 관전 포인트

이번 선거 결과로 남당협 소속이면서도 북당협의 지지를 업고 출마했던 이재진 의원의 정치적 입지는 많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의 한 공무원은 "이 의원의 행보는 사실상 남당협 위원장인 이상휘 국회의원에게 등을 돌렸다"며 "향후 남당협과의 관계가 많아 불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선은 6일 열리는 상임위원장 선거로 쏠리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신임 의장단이 표를 지원해 준 민주당 측에 '상임위원장 2~3석'과 '원내교섭단체 보장'을 약속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남당협과 민주당의 협치가 향후 시의회 운영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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