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광주=조효근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별정직 공무원 정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동부·무안·광주 3개 청사를 운영하고 시장 보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이라는 게 인수위원회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의회 안팎에서는 출범 초기 충분한 검토 없이 정무직 성격의 자리를 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광주시와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등에 따르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측은 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별정직 공무원 29명을 두는 내용의 공무원 정원 조례안을 마련했다.
별정직은 비서관과 비서 등 단체장 보좌 업무를 맡거나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별도로 지정해 채용하는 공무원이다.
이번 계획안에는 2·3급 상당 1명, 4급 상당 4명, 5급 상당 12명, 6급 상당 4명, 7급 상당 4명, 8급 상당 4명 등 모두 29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의 별정직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기존 광주시와 전남도의 별정직은 모두 20명 안팎으로 알려졌으나, 인수위 계획대로라면 통합 전보다 별정직 정원이 크게 늘어난다.
특히 통합특별시 별정직 규모가 서울시와 비슷하거나 일부 광역자치단체보다 많은 수준으로 거론되면서 증원 필요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쟁점은 숫자만이 아니다.
별정직 안에 고위직인 2·3급 상당 자리가 포함된 점도 논란의 핵심이다.
통상 별정직은 단체장 보좌나 정무 기능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5급 이하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안에는 국장급에 해당하는 고위 별정직이 포함돼 일반직 고위 공무원과의 역할 중복, 권한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일반직 고위 공무원 조직도 함께 커지는 상황에서 별정직까지 고위직으로 확대할 경우 실제 어떤 업무를 맡을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선거 과정에 참여한 인사를 배려하기 위한 '보은 인사'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별정직은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임용 절차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만큼, 전문성과 자질 검증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은 속도다.
통합특별시의회는 7월 1일 출범과 동시에 원 구성과 필수 조례 처리에 나서야 한다.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구성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별정직 정원을 포함한 공무원 정원 조례안을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합시 출범 초기 행정 공백을 줄이기 위한 조례 처리가 불가피하더라도, 별정직 증원처럼 인사와 예산이 맞물린 사안은 별도 설명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인수위는 통합특별시의 업무 범위가 기존 광주시나 전남도보다 넓어지는 만큼 보좌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부청사, 무안청사, 광주청사 등 3개 청사 체제로 운영되고 민 당선인이 청사를 순회하며 근무하겠다고 밝힌 만큼, 각 청사에 비서실과 정무·정책 기능을 균형 있게 배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통합특별시의 업무가 커지고 다양해지는 만큼 촘촘하게 챙길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의원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조례안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사 기능 배분과 광주행정청 신설 검토 등 통합특별시의 권한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별정직 증원 문제까지 겹치면서 출범 전 조직 설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공무원 정원 조례안은 출범 당일 열리는 통합특별시의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의회 심사 과정에서는 별정직 증원 규모와 직급별 필요성, 담당 업무, 채용 기준, 예산 부담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