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임기 막바지, 김동연 경기도지사 손에는 포도송이를 감싸는 종이봉투가 들렸다.
그가 17일 찾은 곳은 가평군 조종면 우목골. 수해로 큰 상처를 입었던 포도농가였다.
벌써부터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 햇살을 밀짚모자로 겨우 가려낸 채 파란 장갑을 낀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입고 있던 노란색 조끼는 포도알만한 땀방울로 금세 젖어들었다.
지난해에도 찾았던 이곳에서 한송이씩 포도를 감싸며 풍년을 빌었다.
"풍년이 들 수 있게 잘 버텨야 합니다."
수해 농가에 앞서서는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제방이 무너지고 다리가 끊어졌던 현장인 가평군 상면 연하리 십이탄천을 찾았다.
복구 공정과 안전관리 상황을 하나하나 짚고, 다가오는 장마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 상태도 꼼꼼히 점검했다.
그는 무너졌던 하천의 흔적을 따라 걸으며 "복구는 끝이 아니라 재난을 막는 시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임기를 마치기 전에 작년에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가평에 와서 마무리가 잘 되도록 당부드리려고 왔습니다."
길지 않은 이 말에 더해 "수재민들이 많아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안전에 차질 없도록 잘 해달라"고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재난의 순간에도, 복구의 시간에도, 그리고 일상의 회복 과정에서도 "끝까지 현장을 놓지 않겠다"는 김 지사의 의지가 현장 행보로 전해졌다.

김 지사의 현장을 향한 발걸음만큼이나 복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가평군 일대 재해복구사업에는 국비 2020억 원과 도비 274억 원 등 모두 2581억 원이 투입됐다. 주택 피해에 따른 재난지원금 141억 원은 이미 지급을 마쳤다.
하천 111곳과 산림 81곳 등 모두 329개 공공시설 가운데 323곳(98.2%)의 복구가 완료됐고, 남은 6곳은 장마 전 마무리를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는 복구를 넘어 '재해 체계의 재설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하천 준설을 마쳤고, 톤마대 2740개를 교체해 취약 구간을 정비 중이다. 약 1600대의 CCTV를 활용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가동하고, 재난 상황에 즉각적인 경보와 SNS 전파 시스템도 구축했다.
기후위기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경기도는 "단 한 건의 추가 피해도 없게 하겠다"는 목표 아래 현장 중심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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