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트 | 구미=정창구 기자] 비가 쏟아지기 전에 배수로를 점검하고, 불길이 번지기 전에 하늘로 드론을 띄운다. 사고가 터진 뒤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위험이 닥치기 전에 먼저 대응한다. 구미시가 올해 '예방 중심 안전 도시' 구축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시를 지키는 안전망이 구미 곳곳에 촘촘히 깔리고 있다. 하늘에서는 드론이 재난 현장을 살피고, 골목과 도로에서는 CCTV가 24시간 움직임을 지켜본다. 위험 지역 정비부터 시민안전 보험까지, 구미시가 올해 안전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도시의 대응 체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구미시 안전 분야 예산은 1766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454억 원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풍수해 생활권 정비와 자연재해 위험개선 사업 등을 포함하면 총투입 규모는 1800억 원을 웃돈다.
시는 최근 재난 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드론 2대를 새로 도입하고 영상관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집중호우나 산사태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드론이 곧바로 현장 상공에 투입돼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수집된 영상은 재난안전상황실로 실시간 전송된다.
재난 발생 직후 "지금 어디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시민이 직접 체감하는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구미 도심 곳곳에서 운영 중인 CCTV는 현재 500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관제를 통해 범죄 피의자 검거에 도움을 준 사례가 80건에 달했고, 범죄 예방 신고도 600건을 넘었다. 늦은 밤 귀갓길이나 인적 드문 골목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줄이는 역할도 커지고 있다.
구미역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시민은 "예전엔 밤늦게 가게 문 닫고 나가면 골목이 조금 무서웠는데 요즘은 CCTV도 많고 순찰도 자주 보여서 확실히 마음이 놓인다"며 "안전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막상 필요할 때 가장 크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연재해에 대비한 사전 정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미시는 침수 우려 지역과 붕괴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풍수해 생활권 종합 정비사업과 자연재해 위험 개선지구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집중호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재난이 발생한 뒤 복구하는 방식'에서 '재난이 오기 전에 막는 방식'으로 대응의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시민안전 보험 보장 범위도 넓어졌다. 농기계 사고 상해후유장해와 사회재난 사망 보장금액이 올해부터 상향됐고, 지난해 실제 보험금 지급도 199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도 구미시는 경북 시 단위 가운데 2년 연속 종합 안전 등급 1위를 기록했다.
도시는 평온할 때보다 위기의 순간 실력이 드러난다. 비가 내리기 전에 준비하고, 사고가 나기 전에 대비하는 일. 구미가 올해 늘린 안전 예산의 무게는 단순한 숫자보다 '얼마나 먼저 움직였느냐'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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