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목포=조효근 기자]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의 대학 통합 논의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27일 전라남도는 이달 중 두 대학의 통합 신청 승인을 마무리 짓고 의대 및 일반 대학 정원을 확정 지을 계획이었지만, 통합 신청서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당초 내년 통합대학 출범까지 염두에 뒀던 일정은 사실상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갈등의 주요 쟁점은 의대와 대학본부를 어디에 둘 것인가다.
두 대학은 지난해 전남도와 3자 업무협약을 맺고 통합 대학본부와 의대를 분리 배치하기로 했지만, 교육부가 통합 신청서에 의대와 본부 위치를 명시하도록 요구하자 양쪽 모두 의대를 원하면서 협상이 멈춰 섰다.
목포대는 순천대가 최근 정부의 확약과 예산 보장을 통합 논의의 선행 조건으로 내세우며 새로운 전제조건을 붙였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순천대는 의대 소재지 문제를 대학 자율 협의에만 맡길 수 없고, 정부가 국가 차원의 로드맵과 재정 계획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통합을 말하면서도 해법의 출발점 자체가 달라진 셈이다.
일정상 여유도 많지 않다. 대학 입학 정원은 통상 5월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데, 현재로서는 통합대학 명의로 입학 정원을 받을 수 없어 두 대학은 각각 별도 모집 요강을 준비·발표한 상태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당초 구상했던 내년 통합대학 명의 신입생 모집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대학 통합 차질이 단순히 학교 운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남 의대 신설은 전남도와 두 대학이 통합을 전제로 추진해 온 현안이다. 순천대는 지난해 11월 목포대와의 극적 합의 당시 2026년 3월 통합대학 출범을 목표로 통합과 통합 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전남도도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두 대학 통합과 국립의대 신설을 도정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조기 승인을 기대했다.
그러나 통합 논의가 멈추면 의대 신설 명분과 실행 절차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지역 갈등 문제도 겹쳐 있다. 의대가 어디에 들어서느냐는 대학병원 유치, 정원 배분, 의료 인프라, 지역 상징성과 직결된다.
결국 목포·순천 두 권역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협상이 장기화할수록 동부권과 서부권의 감정 대립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전남 의대를 둘러싼 논의가 교육 정책을 넘어 지역균형발전 논쟁으로 번지는 이유다.
6월 1일로 예정된 실무협상 재개는 이런 꼬인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 가늠할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 안에 명확한 로드맵을 다시 세우더라도,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전남 고등교육 체계를 어떻게 재편할지까지 함께 풀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대학 통합이 무너지면 전남 의대 신설도 다시 원점 논쟁에 빠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협상이 전남의 의료·교육 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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